|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환) 날 짜 (Date): 1996년06월01일(토) 08시52분29초 KDT 제 목(Title): re)신과 인공위성 : 언어를 명확히 하면 우리가 신을 본 적이 없다라고 한다면, 이 때 본다는 것은 '인간이 직접 경험 뿐 아니라 타인의 경험을 전해들은 것에 의한 간접 경험을 통해서 "확인된" 경험을 하였다'라고 생각을 해야 합니다. 본 적이 없다고 확언을 하려면 "확인된"이라는 꼭 말이 필요한데, 그것은 인간이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이건 간접 경험한 것이건 오류있는 경험을 배제하였다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떤 종교인의 > > '당신은 신의 존재를 부정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신은 본적이 > 없다는 데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 당신은 인공위성을 본적이 있는가? > 당신은 인공위성도 본적이 없다. 그럼에도 당신은 인공위성의 존재는 > 믿는다. 당신이 본적 없다는 면에서 신이건 인공위성이건 마찬가지 > 아닌가? 당신(신을 믿지 않는 사람)은 이에 대하여 해명해보라.' > 와 같은 발언에 대한 "해명"은 인공 위성과 신에 대해 '확인된 직접 및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었는가'의 문제가 됩니다. 또한, 논의를 정확히 하기 위해서는 여기서의 "신"이 '어떤 종교인이 속한 종교가 주장하는 신'임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인공 위성은 우리가 직접 경험을 할 수도 있고, 직접 경험하지 못하더라도 확인된 간접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런 내용은 이미 여러분들이 지적하신 것입니다. 어떤 신을 믿는 종교에서 그 신을 보았다고 한다면, 우리는 그 경험을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으로 분류하고, 그 각각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인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즉, 그 신에 대한 직접 및 간접 경험이 오류가 충분히 배제된 경험인지를 확인해야 하는 것입니다. A 종교에서 자신들의 종교관에 부합되는 신을 보았다 혹은 신이 존재하는 근거를 보았다는 직접 및 간접 경험의 사례를 들고 나올 때, 그것을 '확인된' 경험으로 보기에 어려운 가장 치명적인 근거는, B 종교가 있다고 할 때, B 종교에서도 역시 A 종교와 유사한 방식으로 자신들이 믿는 방식의 신과 그 존재 근거를 보았다고 주장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규모가 크건 작건, 역사가 오래건 짧건, A 종교나 B 종교와 같은 주장을 하는 종교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각각의 종교들이 서로 다른 내용을 믿고 그에 대한 경험을 주장하면서, 대부분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모두 틀릴 수는 있어도 모두 맞을 수는 없습니다. 이 때, 어떤 종교의 경험을 확인될 수 있는 것이라 하고 어느 종교의 경험을 오류있는 경험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종교들은 일단 자기 종교의 신이나 근거에 대해 직접 경험이 가능함을 제시합니다. 즉, 너도 우리 종교를 믿으면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주장을 하며, 역시 믿게 되면 해당 종교인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것이 그 종교를 정당화시킬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그 사람이 이제 종교를 바꾸어 다른 종교를 믿게 되면, 역시 그 다른 종교에 부합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흔이 하는 얇팍한 자기 종교 자랑 중에 하나가 A 종교에서 "B종교를 믿던 사람이 우리 A 종료를 믿더니 B종교는 엉터리고 우리 A 종교가 진짜라고 하더라"라는 식의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A 종교 뿐 아니라 B 종교에도 있으며, C 종교, D 종교 등등에서도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세상의 그 많은 종교들이 모두 직접 경험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실제로 해당 종교를 믿는 사람은 해당 종교의 세계관에 부합하는 어떤 종류의 직접 경험을 하게 됩니다. A 종교를 믿는 사람에게는 A 종교의 신이 느껴지고, B 종교를 믿는 사람에게는 B 종교의 신이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즉, 어떤 류의 직접 경험이 가능 하다는 것만으로는 그 종교를 정당화시켜줄 수 없음을 뜻합니다. 더군다나, 해당 종교에서 제시하는 직접 경험이라는 것이 거의가 개인적이건 집단적 이건 심리적 효과에 의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심리적 효과라는 말이 나오면, 논점을 흐리는데 매우 발달된 재주를 가진 일부 "사악한" 종교인들은 다른 종교에서도 동등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못 본 척, 못 들은 척 하면서, 갑자기 심리적인 것만이 아니다면서 이야기를 꺼내고, 이야기를 그 쪽으로 몰고갑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경험이 오류가 없는 경험임을 입증한다면서 특히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이라는 이런 저런 사례들을 가지고 나옵니다. 하지만, 그런 근거들조차도 자세히 살펴보면, 당장 눈 앞에서 거짓임을 입증하기 어려운 거짓 간접 경험을 들고 나온 것 이거나,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는 것을 안된다고 우기는 경우도 많을 뿐아니라, 설명이 안되는 경험이라 하여도, 다른 종교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찾아볼 수 있으며, 심지어 종교가 없는 사람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경험들 뿐 입니다. 따라서, 진위 여부 및 설명 가능성을 떠나 자기 종교의 고유한 세계관을 입증할 근거란 없는 것입니다. 또 다른 논점 흐리기 식 주장들은, 역사적 간접 경험의 사례들에 대한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위와 같은 관점에서 해석해 본다면, 역시 해당 종교의 고유한 세계관을 확인시켜줄 근거가 되지 못함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특정 종교의 신은 그 특정 종교의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도 확인 할 수 있는 직접 및 간접 경험을 하지 못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인공 위성은 보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고, (특정 종교의) 신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신의 존재' 여부의 의문과 동떨어진 종교도 있습니다. 바로 불교 인데, 불교 경전을 유심히 보면, 불교가 어떤 신이 존재함을 주장하기 위한 종교가 아니고, 깨달음을 주장하는 종교임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교에 나오는 신들은 자세히 보면 미신과 결부된 신들입니다. 따라서, 불교에 대해서는 이 글과 같은 논의가 별로 효용이 없겠군요.) - 환 - 구름이 걷히고 이제 맑은 별들이 쏟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