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apeiron (용의혓바닥) 날 짜 (Date): 1996년01월30일(화) 09시10분20초 KST 제 목(Title): 거울을 본다. 익숙한 상황(시간, 공간)이 아닐 때에 보는 거울 속의 나는 내가 아닌 것 같다. 사람도 별로 없는, 한적한 길거리에서 어떤 사람과 부딪힐 뻔하다가 서로 눈이 마주친 듯한 느낌이 든다. 낯선 상황에서 거울을 볼 때에야 비로소 거울속의 형상이 그 자체 독립된 개체로 인정되는 듯 하다. '거울속의 나'가 아닌 '그/그녀'이다. 나와 마주선. 그러나 엄격히 말해 그/그녀는 아직 완전히 독립을 얻지는 못했다. 그/그녀를 그/그녀로 인정하는 것은 '나'이므로. 즉 나없이 그/그녀는 그/그녀가 되지 못한다. 어떤 관계에서나 마찬가지다. 존재하는 것은 지각되는 것이라는 버클리를 구태여 인용할 필요는 없다. -그/그녀는 나를 나로 인정하고 있는가. -알 수 없는 일이다. .. 위의 버클리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없음'은 곧 지각되지 않음이고, 지각되지 않음은 곧 존재하지 않음이다. -무엇이? 그/그녀가 나를 인정하지 않음이. -그렇다면 '나'가 없는데 그/그녀의 존재여부는 어떻게 인정받는가? -'나'가 없으면 그/그녀도 같은 맥락으로 "없다". (따라서, 이 세계의 존재자들-인식주관을 가진-이 그들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으면서 꾸릴 수 있는 공동체의 최소필요인원은 3이다.) 결국 [관계]에서 상대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결코 상호적인 것이 아니다. '나'라는 인식주관은 분명히 그/그녀를 인정한다. 그러나 그/그녀가 나를 인정하는 지는 알 수 없다. 상대존재를 인정하는 것, 그 순간 나와 그/그녀의 [관계]가 시작된다. 그러나 그/그녀역시 나와의 [관계]속으로 들왔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의도하지 않은 동지가 생기는 반면 의도하지 않은 敵이 생긴다. .......................내 속에 태양이 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