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Euro (�g整掘固砬) 날 짜 (Date): 1995년10월28일(토) 12시26분41초 KST 제 목(Title): 김상범님께 음. 쉬뢰딩거의 고양이 문제는 제대로 이해하신 거 같군요. 양자역학의 창시자 중의 한 명인 유진 위그너는 김상범님과 똑 같은 생각을 했답니다. 그래서 동료 물리학자들이 고양이 대신에 위그너의 친구를 상자 안에 넣으면 어떻게 되겠냐고 놀리곤 했죠. 그리고 실제로 이 문제는 물리학적으로는 풀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지식이 부족해서 모르는 것일 수도 있죠. 즉, 앞에서도 썼었던 거 같은데 제 생각은 측정에 관한 해석 문제는 물리학적이라기 보다는 철학적인 수준에서 많은 논의가 되고 있고 아직 물리학적인 명쾌한 결론이 없다는 겁니다. 그 다음에 우라늄의 반감기 문제를 얘기하셨는데, 우라늄의 반감기는 우라늄 원자핵 내부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됩니다. 자연에는 네가지 힘이 있는데 원자핵 내부에서는 강한 상호작용과 약한 상호작용이 가장 큰 역할을 하며 원자핵을 벗어나 세계의 다른 물질들은 원자핵 내부에 아무런(물론 전혀는 아니지만) 영향을 미치지 못하죠. 그렇다고 원자핵 붕괴의 확률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상호작용과 무관한 양자역학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이죠. 달리 말하면 이러저러한 입자가 있고 그들이 서로 이러저러한 상호작용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양자역학과 어떤 관련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러한 입자들의 운동을 고전역학적 으로 바라볼 것이냐 양자역학적으로 바라볼 것이냐의 문제죠. 즉 원자핵 붕괴의 문제는 고전역학적인 관점에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고 양자역학이라는 도구를 통해서만 제대로 기술할 수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확률적 해석은 양자역학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우라늄이라는 특정한 물질에만 국한되어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죠. 즉,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물질 내지 존재는 양자역학적 행동을 하는데 흔히 보는 놈들은 고전역학적 근사를 해도 되는 것이고 안 그런 놈들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양자역학을 써야 된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김상범님이 제기한 인과율은 깨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과율이 아니고 결정론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죠. 물리학이 인정하는 인과율은 간단합니다. 미래가 과거 또는 현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인과율을 이용한 물리학 법칙 중에 크레이머스-크로니히 관계라는 게 있는데 인과율만을 전제로 하고 유도한 관계식인데 (과거의 힘이 현재를 지배한다는, 역으로 미래의 힘은 현재에 영향을 안 끼친다는) 많은 실험 데이타를 잘 설명해주고 아직 실험적으로 반증된 적은 없습니다. 물론 실험적으로 반증이 되면 노벨상을 타겠죠. 그리고 이론적으로 그런 경우가 생기더라도 (디락이 양전자를 예측했을 때 그런 일이 있었죠. 즉, 보통 입자는 과거에서 미래로 운동하는데, 반입자는 미래에서 과거로 운동한다고) 그런 경우도 역으로 해석을 해서 인과율이 깨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이상에서 보면 인과율이라는 것은 아주 단순한 규칙이죠. 김상범님이 생각하시듯이 현재의 조건이 미래를 결정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죠. 즉, 이는 결정론이 문제입니다. 현재가 미래를 완벽히 규정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인데, 뉴튼이나 라플라스, 라그랑쥬 등의 고전역학에서는 완벽한 결정론이고 (라플라스의 악마를 생각하면 되죠) 요새 유행하는 카오스 이론에서는 존재론적으로는 완벽한 결정론이지만 인식론적으로는 비결정론이고, 양자역학은 결정론과 자유의지론 사이의 스펙트럼에서 중간 정도의 위치를 점한다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그럼 도움이 됐기를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