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sTech ] in KIDS 글 쓴 이(By): peterk (김 태훈) 날 짜 (Date): 1995년01월04일(수) 16시26분33초 KST 제 목(Title): [뽀스떼끄의 추억] - "이사" 기숙사에 처음 방을 배정을 받으면 우선 일년간 그 방에 대한 소유권은 나의 것이다. 그 방에 무슨 짓을 하던, 사감 선생님한테 들키지만 않는다면 모.. 발광을 하던, 아니면 미친 짓을 하던 아무도 상관을 안 한다. 아차.. 물론 옆방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그런 조건에서.. 그렇지만 이렇게 일년을 그 좁은 공간에서 별짓을 하다가도 어쩌다 재수가 없거나, 혹은 동거인과의 불화, 또는 다른 사람과 눈이 맞아 새 살림을 차리는 경우에는 그 방을 떠나는 수 밖에 없다. 모, 물론 이빨이 쎈 사람이면 방돌(순)이한테 네가 나가라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이건 도의상 조금 어긋나고... 막상 이사하기로 결정이 나면 그때부터는 조금 일이 복잡해 진다. 우선 그 짐을 다 다시 싸는 일이 보통일이 아니다. 그 작은 방에 모가 그렇게도 많이 들어가 있었는지... 매점이나 단지내 수퍼에서 가져온 박스로는 어림도 없을때가 많다. 게다가 약간의 부유층(요즈음은 부유층도 아니지만)으로 냉장고나 오디오까지 있다거나 혹은 컴퓨터까지 모시고 가려면... 장가가는 것을 조금은 고려해 보아야 할 정도이다.(허리 땜시...) 나의 경우에는 1학년때 2동 3층에 배정을 받았다. 그러다가 2학년때 다른 친구와 눈이 맞아서 이사를 가기로 했다. 으아... 근데 이 친구가 15동을 사는 거다.. 거의 2동과 15동은 끝과 끝이다.. 게다가 15동 4층이라니... 그 짐을 다 옮기는데 나는 내 동생 둘을 다 동원해야 했고 그나마 이틀이나 걸렸다. 그리고 그럭저럭 2년을 버팅기고, 나는 내부 불화로 인해 나의 방돌이와 합의이혼(?)을 했다. 이 친구 날 버리고 군대로 훌러덩 날랐던 것이다. 잘 모르는 사람과 방을 새로 쓰기는 싫어서 다시 난 친구와 재혼(?)을 했다. 음냐.. 이 친구는 또 왜 3동이야... 그것두 3층... (1동부터 8동까지는 3층까지, 9동부터 18동까지는 4층 건물이다.) 어기적 어기적.. 난 다시 이사를 했다. 일년 일년 살수록 불어나는 짐이 자꾸만 부담이 되었지만... 4학년때 나는 냉장고와 오디오도 장만을 했다. 대신 컴퓨터는 집에 보내고... 대학원을 진학하니.. 또 이사 하란다. 대학원생 기숙사로... 가까운데를 찾을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결국 이번엔 16동.. 그것두 4층... :( 난 주로 고위층(?)인사가 되어 버렸다. 이젠 정말이지 이 학교를 떠날때까지 더 이상의 이사는 없다고 굳게 못 박아 놨건만.... ** 주여 이 가련한 어린 양을 버리시나이까? ** 으아!! 이번엔 기숙사가 모자르다고 16동을 3인 1실로 만들면서 16동 사는 사람 다시 이사 가란다. 이번엔 10동으로.. 또 4층... 벌써 3일 동안 짐을 날랐지만 아직도 짐이 남았다. 가장 무서운 냉장고와 오디오... 이제.. 난 이 글을 쓰고 나면 짐 옮기러 가야 한다. 으.. 손가락이 떨린다. 허리두 아프구... 이사란거.. 새로운 환경으로 바꾸고 새로운 기분을 가지기에는 참 좋지만, 그 많은 짐 옮기고 정리 하려면 너무나 큰 희생을 치루어야 하는 거 같다.. 내 방이 아무리 지저분 해도, 그저 피곤한 몸 푸근히 침대에 파 묻을 수 있으면.. 젤루 좋은 곳 아닐까? 이사를 다니는 동안 확실해 진건... 내 허리가 무척이나 튼튼하다는 거.. 비록 몸은 가늘어두... :) 누구나 잠든 얼굴은 연민스러운 법이지. 잠든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을 미워할 수 없지. 깨어나면 같은 얼굴일텐데 자는 동안엔 지치고 창백하고 순해보여. 사람에게 그런 모습이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 peterk, alias Pipe, peter@ucad.postech.ac.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