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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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ch ] in KIDS
글 쓴 이(By): chang (장상현)
날 짜 (Date): 1994년05월04일(수) 02시03분04초 KST
제 목(Title): 서울대에서 만났던 김호길선생님


그 분이 돌아가셨다는 뉴스가 나온날 서울대 물리학과의 분위기는

어두웠다. 그 분의 친구 후배들인 교수님들의 슬픔이 전체적으로 과

분위기를 가라앉게 한것이다. 나의 지도 교수님은 아무 말도 없었다.

그렇게 허무한 것인가. 이런 말들을 하고 계신 것같았다.

그분이 처음 포항공대 계획과 가속기 건설 계획을 세웠을 때, 한 교수님이

나에게 말씀하셨다. 드디어 두 불도져(박태준, 김호길)가 손을 잡았으니

뭔일을 낼 것이라고, 사실 포항에 그런 좋은 대학과 가속기를 건설하는데

반대가 있었다고 한다. 고인의 표현대로 역시 이런 때는 독재가 좋아서

계속 밀고 나갈 수 있었다는데, 이 가속기 계획은 사실 좀 무리하게 보였었다.

가속기 계획 홍보를 위해서 서울대에 들렸을 때 핵물리를 하는 원로 교수님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는 계획이라고 흉을 보시기도 했었다. 

그러나 다른 교수님들은 그런 생각을 갖지 않고 그래도 김호길이라면...

이런 생각으로 대체로 밀어주자는 분위기 였었다. 내가 아직도 고인의

세미나에서 기억하는 부분은 그 마지막 말이었다.

"이 엄청난 계획이 완수 되어도 가속기를 사용할 사람이 없다. 여기 있는

오세정 교수 가 지금 유일한 사용 신청자다. 내가 이사람 하나를 위해서 그

가속기를 만들어야 하나..... 만약 우리나라의 물리학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면

나는 가속기가 완성되는날 많은 손님을 초청하고 고등학생들을 불러

구경시키는 가운데, 빔 스위치를 넣어 가속기의 시운전을 할 것이다. 그리고

손님들이 돌아가면 열쇠로 가속기를 잠가버리고 내방에가서 자살해버리겠다."

그 단호한 말에 모든 교수님들이 박수를 보냈었다.

가속기가 완성되는 것도 보지 못하고 떠나시게 될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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