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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 loud (배 영호)
Date   : Sun Aug  2 23:45:33 1992
Subject: choice [1]
        이 글은 실화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고 한 사람의 운명이 이렇게도 비참해 질 수 있다는 걸
        느끼시고 격려의 메일이나 보내주세요.



        - Choice


        모처럼 대전에 갈 일이 생겼었다.  서울에 못 가 본지도 오래 되었기에
        대전에 들러 서울에 가려는 생각에, 안 가도 무방함에도 불구하고,
        가기로 결정했다.  -- 이것이 연속된 choice miss의 원인이 되었다.

        목요일 밤을 새고 새벽에 떠나 아침 첫차를 타고 대전에 도착하였다.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  모임이 있는 2시까지는 아직 4시간이나 남아
        있었다.  '남은 시간 동안 뭘하지 ?' 하는 은근한 걱정이 생겼다.
        허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나는 4시간 동안  모임 장소를 찾기 위해
        드 넓은 대전을 쏘다녔다.  모임의 성격이 조금은 formal한 것이므로,
        formal하게 차려 입고 길을 나섰기에 4시간 동안의 방황은 고문 그 
        자체 였다.   

        1시 30분에 모임장소에 도착했다.  모임이 있는 2시까지는 약간 시간이
        남았으므로,  매점이나 가서 음료수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가까스로 매점을 찾아 들어가보니, 이런 종이쪽지만 붙어 있었다.

                '하기 휴가로 매점이 쉽니다.  
                 기간 7월 XX일 ~ 8월 XX일'  
                (- Josh )

        그럭저럭 2시가 되어 모임 장소에 들어 갔다.  사우나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장소였다.  떠날 때부터 은근히 걱정을 한 것이지만,  좀 심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원래 모임은 4시에 끝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6시가 되도록
        모임은 끝날 기미가 안 보였다.   등줄기로 땀은 흐르고,  증기 때문인지
        안경은 부옇게 흐려지고, 끈끈한 땀이 목과 얼굴에 배어 미끈거렸다.
        (- Gosh )

        6시 30분경에 모임이 끝났다.  포항 갈 막차가 막 끊어진 시간이다.
        나는 고민을 하였다.  '음. 이대로 서울을 갈 까? 아냐, 너무 늦었잖아.
        그냥 여기 아는 사람 기숙사서 재워 달라고 하고 내일 포항으로 가자..'

        아는 녀석이 나에게 다가왔다.   '음 저 녀석에게 재워달라고 해야지..'
        나에게 다가온 녀석을 꾸벅 인사를 하더니 '안녕히 가세요.' 라고 하는 
        것이다. (- Oh terrible ) '네, 다음에 봅시다' 웃으며 인사를 했다.


choice 1 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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