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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NU ] in KIDS
글 쓴 이(By): Hooke (속 박)
날 짜 (Date): 1996년06월10일(월) 15시35분20초 KDT
제 목(Title): 음냐..



왜 이러는지 모르겠군..

토욜날은 학교에서 '리여석 기타아 오케스트라'의 연주회가 있었다..

무게있는 연주와는 거리가 멀었다.

대중성있는 곡들로만 연주를 했었다.

그리고, 클래식 기타아 뿐만이 아니라 일렉트릭 기타아까지도 사용해서 대중앞에

다가선 그런 연주회였다.

Hooke가 학부때 열심히 뽈뽈거리며 돌아다녔던 바로 효원클래식 기타아 연구회의

옛 추억을 되살리는 가슴아픈 일이었다.

특히나 대부분의 연주자들에겐(우리 써클회원들에 한해서) 특이한 버릇이 있다.

연주도중에 발을 동동거리는 아주 나쁜 습관을 지닌 사람도 있고(이는 듣는 이로 

하여금 아주 불안하게 만든다.) 특히나 제일루 많은 습관들 중 하나가 바로 입 모양

이다.

어떤 이는 입을 주~욱 뺀다.

그리곤, 사정없이 이를 간다.

아니면 세살박이 어린아니 마냥 마구 옹알거린다.

아니나 다를까  저 뒤쪽 한 연주자가 그 옛날 Hooke가 좋아하던 여인네가 

기타를 쥐고 온갖 인상을 다 찌프린 채 그 조그만 입술을 한 없이 끄집어 당긴

그 모양을 그대로 가진, 그런 모양새로 연주를 하고 있지 않은가...

아~ 가슴떨려...

그리곤 곧장 Hooke의 귀와 가슴을 한없이 들뜨게 만들었던 ( 이로 인해 하마터면 

교통사고가 또~~~ 날뻔 했었어요. 너무 흥분해서 앞이 안 보이는 거예요 )

그런 완벽한 저음을 구사하는 '기타론'이라는 악기의 소리에 완전히 넋이 나간 상태

였다.

이렇게 두 시간가량이 흘렀다.

가슴은 이미 흥분의 도가니를 지나 완전히 무아지경이었다.

물론 실수가 없는 연주들은 아니었다. 알토기타연주자와 베이스, 그리고 기타론 
연주자가 오가며 오타를 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조화롭게 끝까지 별 무리 없이(Hooke가 보기에..) 잘 진행되었던 것 
같다.

이런 상태로 Hooke는 일행과 함께 북부해수욕장에 있는 카페에 차나 마시지 하면서

들뜬 상태로 갔었다.

하지만 일은 이때 부터 벌어진거다.

오늘 연주자 일행이 모두 버스에 타고 북부해수욕장 카페옆의 횟집에 식사 및 

회식을 하러 그곳에 당도했던 것이었다.


이네 Hooke는 일행의 존재를 완전히 잊어버린채 그들에게로 가서

' 안녕하십니까, 전 오늘 여러분의 ㅏЯ寧� 들었던 Hooke라는 학상입네다.

  여차여차 해서 저차저차하니 여러분 모두 한분 빠짐없이 사인을 해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공짜로?'

'하하.... (Hooke는 봉변을 당하기 일보직전의 떨림으로 한 껏 웃고 말았다.)'

'노래 한곡 뽑아요...'

' 오케이. '

비 내리는 호남선 완행열차에 흔들리느...'

상황이 여기까지 와서보니, 정말 Hooke는 정신을 잃고 있었다.

그 옛날의 써클 사람들과 가지는 회식을 방불케 했기에 더더욱 자신의 현재 위치를

망각해버린것이다.

이내 약간의 정신을 일행으로 돌렸다.

다행히도 술은 마시진 않았지만 거의 발을 뺄 수 없을 지경에 다달았다.

물론 내가 바라던 바였다.

얼마나 오래간만의 기타인들과의 한잔의 자리인가 말이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돌려 일행에게로 향했다.

이에 격분하고 격앙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Hooke는 일행을 집에다 바래다 주고나선

곧장 트렁크 속의 'something 반병과 소주 두병'으로 생각이 옮겨 갔다.

도저히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손에는 96년 이상문학상 수상집과 술병을 나란히 들고, 하염없이 옛날을 생각하며

그렇게 들뜬 상태에서 기숙사로 향하고 말았다.

아마도 Hooke는 기타 그 자체보단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람들과의 술 한잔이 훨씬

더 좋았던 모양이다.

역시 나에겐 술 친구가 있었다.

지나가던( 실험실로 연구차 가려던 ) 선배를 만났다.

'선배, 한잔하죠?'

'....'

클클... 안 가고 배겨...

이내 우린 동이 틀때까지 마셔댔다.

잠에서 깨어보니 술과 담배에 쩔은 스웨터와 헝클어진 내 몸과 아직도 들떠서

요동치는 나의 심장만이 날 기다리고 있었고, 정리되지 않는 내 몸 깊숙한 곳의

기타를 향한 미련이 꿈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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