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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NU ] in KIDS
글 쓴 이(By): charlie (雨中雲)
날 짜 (Date): 2000년 5월 16일 화요일 오전 10시 57분 19초
제 목(Title): 스승의 날이라고 하니...



  대전에 온지 오년째다. 매년 있는 스승의 날 행사...

  지금은 별로 감흥이 없다. 물론 내가 스승이 아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

  랩장이란 자리때문에 우리 교수님을 챙겨 드린것은 아닌지...

  별로 하는 일도 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큰 생각없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부산대에 계신 교수님께 전화도 하곤 했는데, 올해는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도, 별로 전화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전화하면 틀림없이 여쭤보는 말이 있기 때문에...

  지금 몇년차냐? 졸업은 언제쯤 하냐? 등등...

  이런 말들이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지만, 그래도 별로 답하기 싫은 질문들이

  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기로 했다. 그러다가, 잠자리에 들기전에 

  한분이 머리에 떠올랐는데, 지금은 교사직을 하지 않고 계속 공부를 하고 있는

  "샘"이었다. 그러고 보니, 전화를 빼먹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방에 들어와서 이홍렬쇼를 다보고 전화기를 들었다.(한국이랑 7시간 차이나는 

  동네에서 생활하시기 때문에) 발신음이 들려오고, 전화받기를 기다렸지만,

  상대방에 들려오는 소리는 "상대방에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결국 수화기를 

  내려놓고 말았다. 항상 나보고 "철 좀 들어라"라고 말씀하시는 샘. 간혹 가다가

  농반진반으로 "같이 늙어가는 입장입니다."라고 말을 던지기도 하지만...

  어째 어제 같은 날 조금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이것 저것 사는 이야기로 별 부담없이 그리고, 서로의 안부를 물어가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샘인데... 넋두리가 되어버렸다. 가만 보니 내가 어디에서 

  쫓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오늘에야 하게 된다. 그렇게 살지 않기를 바랬었고,

  또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무진장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언제쯤이면 그런 날이 올런지....


  내일이 오지 않음은 오늘이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오.

                                       雨中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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