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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NU ] in KIDS
글 쓴 이(By): moondy (문디자슥..)
날 짜 (Date): 1998년 11월 25일 수요일 오후 01시 46분 57초
제 목(Title): 문디의 국민학교 입학식




나는 국민학교 입학식의 아름다운 추억이 없다.

아니 국민학교 입학식에 얽힌 두가지 어두운 기억이 있다.

그 하나는...

나는 울 엄마랑 같이 입학식을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입학식이 있던 날... 나와 함께 학교에 간 울 엄마를 보고...

다들 할머니라고 불렀다. 울 엄마를 처음보는 애들도 그렇고...

더구나 담임 선생님까지

"어이구, 지노 할머니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저 지노 애밉니다. 우리 애가 막내라..."

미안해 하는 담임 선생님과 그날따라 유난히 늙어 보이는 울 오마니 사이에 잠시 어

색한 침묵이 흐르고...

옆에서 수근대는 소리가 들렸다.

'우와 지노 엄마 정말 늙었다. 할머니 같다.'

고개 숙인 지노. 정말 얼굴이 빨개졌다.

그날 집에 가서 하루 종일 짜증을 냈던 것 같다.

너무 속 상해서 울먹이기 까지 한 것 같다.

"아이씨... 나 학교 안가!"

그래서...

정작 입학식날엔 어머니 대신 큰 형과 막내 누나가 따라왔다.

그렇게 나는 어머니가 없는 입학식을 가졌었다.

입학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큰 형은 볼일이 있어 가고, 막내 누나랑 같이 집으로 걸어 오고 있었다.

우리 집으로 올라오는 길에 어디서 흘러 나온 물로 얼음이 얼어 붙어 있었고, 동네

애들이 거기서 미끄럼을 타고 있었다. 라면 박스에서 빨래판까지...

각자 자기가 개발(?)한 즉석 썰매를 타고 신나게 얼음을 타는 것이다.

순간 나도 한번 미끄럼을 타고 싶었다.

경사길이라 궂이 다른 걸 깔지 않아도 잘 미끄러져 내려갔다.

두번째 미끄럼을 탈 때였던가... 쪼그려 앉아서 얼음을 타고 내려 가던 내 뒤로 갑자

기 '으악'하는 소리와 함께 육중한 물체가 부딪혀 왔다. 나는 바로 앞으로 꼬꾸라졌

고, 얼음이 얇게 덮힌 시멘트 바닥에 이마를 찢고 말았다.

한 몇 초간인지, 몇 분간인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옆에서 누가 막 우는 소리

하고 누나의 허둥대는 소리가 들렸다. 정신을 차렸는데... 뭐 그렇게 아픈 것 같지는

않았다. "누나야. 괜찮다." 나는 제법 어른스럽게 말을 했지만...

내 이마를 보는 다른 사람들은 몹시 당황스러운 표정들이었다. 특히 나를 앞으로 꼬

꾸라지게 만든 장본인. 나보다 한, 두살은 많아 보이는 여자애는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었다. 근처에 있던 그 여자애의 집으로 갔다. 그 여자애는 거의 우는 목소리로 자

기 엄마를 불렀고... 놀라서 나온 그 여자 엄마는 내 모습을 보더니 "아이고 우야꼬"

를 연발하는 것이었다. 일단 근처 약국으로 갔다. 이마에선 피도 많이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조금의 통증 밖에 느낄 수가 없었다. 약국 아저씨는 내 이마를 보더니..

"그래 크게는 안 다친 것 같은데... 잘 몬하먼 숭 지겠는데... 일단 이 약 바르고 나

중에 병원에 한번 델꼬 가이소."

그러면서 소독약으로 내 이마를 쓱쓱 닦더니, 안티프라민 같은 걸 이마에 바르더니,

거즈를 이마에 대고 반창고로 고정을 시키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여자애의 엄마는 우리 누나에게

"병원에 가 봐야 되는 거 아입니꺼 ?" 라면서 몹시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누나야. 나 괜찮다. 병원에 안가도 된다."

나는 병원이란 말에 왠지 싸늘한 공포를 느끼면서 하나도 안아픈 표정을 억지로 지어

보였다.

나중에 혹시 병원가게 되면 연락하라는 말을 남기고 아줌마와 헤어지고, 집에 돌아왔

다. 집에 들어 오니 나의 몰골에 사색이 되는 우리 오마니.

괜히 동생 잘 못 데리고 다녔다고 야단 맞는 우리 누나.

그 와중에도 "난 괜찮다." 고 늠름한 모습을 보이는 우리 지노. -_-;;;

이마에는 제법 커다란 혹이 생겼는데... 뭐 그런일로 병원에 갈만큼 우리 집이 부자

도 아니고... 그래서 뭐 몇 일 있으면 낫겠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흉터는 20년도 더 지난 오늘까지도 내 이마에 자리 잡고 있다.

앞 이마에 톡 튀어나온 보기 싫은 혹 모양으로...

지금 생각해보면 늙은 어머니를 부끄러워 한 불효자에 대한 하늘의 응징(? -_-;)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런다고 요즘은 어머니한테 잘 해주느냐...

나이 서른이 다 된 아들을 여전히 어린애 취급하고,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는 오마니

와는 여전히 티격 태격이다. 마음은 항상 이제 정말 쪼그랑 할머니가 되어 버린 어머

니한테 잘 해줘야지 하면서, 언제나 행동은 따라 주지 않는다. 살가운 말 한마디 제

대로 해주지 않는다. 아 정말 이래선 안 되는데... 정말 사실 날이 남았으면 얼마나

남았다고...

언제나 품에 넣어 둘려는 어머니의 마음과 언제나 그 품에서 벗어 나고 싶은 늦동이

막내 아들의 갈등은 요즘도 변함이 없다.

바다님의 글을 읽고 문득 불효자인 내 모습을 떠 올리게 된다.

오늘도 불효자는 웁니다.

어무이~~~~





?!?!?!?!?!?!?!?!?!?!?!?!?!?!?!?!?!?!?!?!?!?!?!?!?!?!?!?!?!?!?!?!?!?!?!?!?!?!?!
  우린 항상 듣고자 하는 것만 듣고 보고자 하는 것만 본다.
  내가 못 듣고 내가 못 보는 그런 것은 없을까 ?   가끔 자신에게 물어보자 !
.................................문디자슥...........아직도 안 짤렸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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