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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san ] in KIDS
글 쓴 이(By): Sungak (황  생)
날 짜 (Date): 1995년07월24일(월) 11시16분05초 KDT
제 목(Title): 이런 태풍이


본관 앞 커다란 나무들을 무참하게

쓰러뜨려 버렸어요.

나무들의 뿌리가 얼마나 아플까.

근데 저 나무들을 어떻게 했으면 좋을까요?

난 세웠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계속 잘 자랐으면

좋겠는데.

또 마음아픈게 한가지 있어요.

신축공학관 옆의 향나무도 조금 피곤했는지

오늘 아침에는 누웠더군요.

난 그나무를 비나무라고 불러요.

왜냐구요. 

올 봄까지 엄청난 가뭄으로 모두들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근데 어느날 그 나무를 심은 뒤로 거의 매주

비가 오면서 가뭄에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었거든요. 그래서 난 그 나무를 비나무라고 이름지었어요.

그 비나무도 누워있으니 어제불던 바람들이

아주 미워 죽겠어요.

부디 땅이 그리워 누워있는 나무들이 모쪼록 다 다시

일어서서 튼튼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날씨가 좋을 것 같네요.

바람 덕분에 스모그도 날아가고.

나중에 시간있으면 학생회관 로비에서 바다가 보이나

놀러가봐야 겠네요.

모두들 바람 피해는 없으세요.

조금 덥더라도 좋은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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