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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NU ] in KIDS
글 쓴 이(By): nymph (나의님프로)
날 짜 (Date): 1998년 8월 12일 수요일 오후 07시 12분 19초
제 목(Title): 매미..



입추가 지나고 말복이 지난 지금, 여름내내 매미소리 한번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매미 또한 이 여름내내 구경하기도 힘들었으리라.

오늘도 어느때처럼 6시 반에 기상하여 씻고 머리감고 대강 출근 준비를 했다.

집을 나서서 역삼역까지는 내걸음으로는 7~8분쯤 걸린다. 물론, 평상시 걸음으로는 
10분은 족히 걸리고 남는 길이다. 그 길을 걸어 올라가다 보면 일찍 출근하는 
본사사람들은 만난다. (한동안 본사에서도 근무했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을 안다).

지하철을 한참 기다리다 탔다. 마침 자리가 없는 관계로 역시 문앞에 섰다.(내가 
내리는 곳까지 열리지 않는다). 한참 갔을 때였다. 옆에 앉아 계시던 아줌마가 날 
보며 뭐라 하신다.. 반소매자락을 보며 뭐라하길 래 무슨 소릴까 하면 소매를 
들척이다 왠 이상한 물체... 그것은 매미였다. 

어잉? 매미나 나한테 언제 붙었나? 소매에 붙어 있던 매미를 그냥 내버려 두었는데 
겨드랑이 쪽으로 이동을 해서 팔도 못 붙힌 채로 그냥 서있었다. 여기 저기서 
자리가 나건만, 매미한테 행여 해를 끼칠까, 또 다른 사람들이 기겁이라도 
할까봐서 그냥 서있었는데 무심한 옆의 아줌마가 내리고 만다.

할 수 없이 자리에 앉으며 매미를 소매에서 떼어 손으로 옮겼다.
이게 꼼지락 거리면서 손가락을 타고 올라서는 엄지 위에 올라선다. 한참을 
바라보다 보니, 매미의 아래쪽에서 긴 대롱 같은 것으로 나를 찌르려 한다.

이게 매미의 입인가 보군..하긴 매미는 나무에 붙어 수액을 빨아먹으니까..잉? 
나의 피를..안돼안돼~~ 

이내 나의 손이 매미를 살짝 건들렸고 이내 가만히 있는 매미.

세상에 어렸을 때 그렇게 매미를 한번 보고 싶었을 때는 죽어도 잘 안보이더니 
이게 왠 제발로 날아와서 속을 썩히네..

행여 날아가면 어쩔까..(지하철에서 날아다니는 매미를 상상해봐라..그 놀라는 
아가씨의 소리..으....~~ )

조바심을 가지면서도 금정역에 도착했다. 금정역에 도착하면 보통은 
우리회사사람들을 만난다. 나랑 같은 지하철을 타고 보통 와서 거기서 만나 다시 
올라가는 지하철을 탄다. 오늘은 유부녀 한명과 나이 많은 처자 한사람을 만났다. 
마침 비가 한방울씩 떨어지는 시점이었다. 

나이 어린 유부녀가 날 보고 내손에 보더니(그때까지 나의 손가락에 붙어 있었다. 
내가 꼭 나무인 듯한 착각에 빠져 있었다..요게 꼼지락거리면서 그 대롱으로 찌르는 
느낌이 나는게 - 나의 착각일지도 모른다..- 영 이상했다) 으악~~ 그게 
뭐예요..하며 지르는 소리란..그 소리가 지하철에서 있었다면..(재미있었을 거다)

그 복잡한 지하철도 무사히 넘기고 마침내 회사 근처.. 마침 다른 회사 건물 담이 
낮아 안에 있는 나무가 보였다. 그래 요기에 붙이면 되겠군..


손으로 위를 잡고 붙이려는데 이게 반항을 한다.. 찌르르 찌르르..(이게 울긴 
우네..바보 매미인 줄 알았더만..너무 안울긴래 이거 모양만 매미아냐? 혹 큰 
파리..??) 하더만 날아올라가버린다.

다행이군.. 랄라라~~ 비가 오긴 하지만 그래도 나무가 있으니깐 아침 식사는 
하겠지. 쓸데없고 맛도 내 손가락, 내 피보다는 그게 낫지 않을까?


매미는 겨우 일주일정도만 산다한다. 그 몇년동안 굼뱅이로 땅속에 살면서 
말이다........ 매미에게는 며칠도 소중한 삶일리다.

                                            .전설속에서 꿈꾸며.
                                                        님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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