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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NU ] in KIDS
글 쓴 이(By): nymph (나의님프로)
날 짜 (Date): 1998년 8월  1일 토요일 오전 09시 11분 36초
제 목(Title): 우산



지금 가지고 있는 우산은 2단도 3단도 아닌 1단 우산이다. 물론, 이게 내가 가지고
있는 우산의 전부다. 작년 서울에 올라올 때만 해도 2단짜리 우산을 두개나 가지고
왔었는데, 서울과 부산을 거의 한달마다 왕복했던 그 때에 하나는 집에 두고 오고 
또 하나는 영등포역에서 내리면서 깜빡하고 기차에 두고 내렸다.

작년 여름 전 장마가 시작하는 날 이 우산을 샀다. 난 원래 손에 뭔가를 들고
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도 그랬고 항상 2단자리였다. 

물론 아주 어렸을 때야 그런 좋은 우산이 없었기 때문에 가지고 있었지만. 
그렇지만 학교 다닐 때 큰 우산을 가지고 다니며 여유를 느끼게 하는 사람만 보면 
부러웠다. 나 역시 그런 큰 우산이 분명 쓰일 때가 있었음 했고 또 그럴려고 샀었다.

하지만, 우산을 사고 나서 딱 한번 처음에 의도했던 용도로 사용해봤을 
뿐이다..(아~ 자세히 생각해보니 두번이다..)  :)

비오는 날, 전화가 왔었다. .. 이런 저런 이야기 후..

"저...호택씨 시간나요? "
"왜요? *_* "
"지하철까지 우산 씌워주세요.."
"왜 우산안가지고 왔어요? "
"예.."
"같이 갈 만한 사람도 없어요?"
"예.."
"같이 갈 만한 사람도 없어요?"
"아까 있었는데 혼자 가버렸나봐요..쩝."
"좋아요..어짜피 저녁시간이니깐.."
"역시, 마지막 보루라니깐... -_- 고마워요 "

마지막 보루라는 말만 없었어도 참 기분이 좋았을 텐데. 회사에서 지하철까지 가는 
길은 10분정도?(물론 내걸음으로는 5~7분정도면 된다.")였지만, 평소에 친했고, 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물론 사내에서 인기가 캡이었지만.

한동안 나랑 입사 동기인 아이와 사귄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이제는 어찌되었던 
혼자인가보다. 물론 나랑은 단지 친구....
(남녀간에 친구사이라는 건 남자에게는 무지 힘든 것 같다...적어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남들은 내게 "참 우산이 커서 좋네. 이건 셋이서 써도 되겠다.." "우산 가지고 
왔는데 같이 쓰자.. 꺼내기 귀찮은데.."  -_-;;

이제 또 장마철이라 우산을 꺼내며 살펴보니 그 새 우산은 새우산으로 대체할 때가 
되었다. 잘 걸리지도 않아 저절로 펴지고 해서 불편하다.

이번에 살려는 우산도 그렇게 큰 우산이다. 정말 그 큰 우산을 여유롭게..그리고 
여전히 함께 쓸 그 사람을 기다리며.
 

                                            .전설속에서 꿈꾸며.
                                                        님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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