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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NU ] in KIDS
글 쓴 이(By): paxpia (평화지기 )
날 짜 (Date): 1998년 4월 28일 화요일 오후 02시 04분 02초
제 목(Title): 바닷가에서



 하늘거리는 오후의 열기가 서서히 가슴을 데우는 4월의 끝자락.

중간고사가 끝난 시즌의 오후 수업은 당연히 뗑뗑이 대상이었다. 그때는 왜 

그렇게도 답답하던지, 그냥 호떡집 앞의 버스 정류소로 향한다.(그 땐 신정문으로 

내려가 구서동쪽 도로로 꺽어 돌면 바로 호떡집 타운이었고 바로 앞이 버스 정류소 

였답니다.)

 먼저 100번이 오면 해운대로 , 51번이 오면 광안리로 향했다. 100번이 잘 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떨때는 해운대로 가고 싶어 100번을 기다리기도 했다. 

그냥 이리저리 친구와 놀다가 밤이 되더라도 바닷가를 떠날줄을 몰랐다. 지금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 때의 바닷가가 이렇게도 그리운 것은 그 밤의 바닷가에 온 

사람들이 그리웠기 때문인가 보다.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바닷가에 개기는 사람이 

처음에는 하찮아 보였으나 말을 붙이고 어울리고 소주한잔 같이 하다보면 정말 

나보다 하찮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는 그 시간에 있는 여자들만의 

일행들조차 '그렇고 그런 아이들이겠지.' 하는 나의 통념을 무참히 깨어주는 

경우가  더 많았다. 거의 대부분이 두세명 이상 일행으로 대화하고 있거나 둘러 

앉아 기타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리고 이방인을 대하는 마음 또한 

푸근했다. 몰론 나도 나의 지기들과 같이 앉아 있으면 다른이들의 관심이 반갑기만 

했다.  밤을 세워 노래하고 대화하고..

 여러분들은 느껴봤어요? 왼쪽 수평선에서 새벽이 밝아 올 때 몇시간 동안 처음으로 

같이 지낸 사람의 조금은 피곤한 얼굴에 물드는 새벽의 빛을 가슴에 담고 첫 버스의 

최고 뒷자석에 앉아 창문을 열고 피우는 담배의 맛을...


 지금도 밤에 해운대나 광안리에 가면 그 때 처럼 추억을 만들고 있는 사람이 

많으려나..

 나의 바닷가. 동네앞 구멍가게처럼 언제나 가고 싶으면 갈 수 있었던 바닷가. 

그 때의 바닷가가 그리워 진다.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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