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jeha (제 하) 날 짜 (Date): 1995년09월26일(화) 01시00분23초 KDT 제 목(Title): 밤에.... 음악을... 밤은 나를 숨길 수 있어서 때때로 좋지만, 때때로는 나를 보여 주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을 볼 수 있어서 좋다. 가장 강한 분노는 그 분노의 정확한 어떤 대상이 존재하지 않을 때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화를 내는 것은 아주 당연히 그러하여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을 때이다... 이에 대칭적으로 볼 때... 사람이 기뻐하는 것은 당연히 일어나야 하는 것이 일어날 때일 것이라고 생각 들었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이 일어날 때 기뻐하는 측면이 있다. 때때로 당연히 그러리라고 생각한 것이 일어날 때 당연한 듯이 기뻐하고 또한 슬퍼 해야 될 것 같다. 벌써 2주일째 전화못한 나비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을 가진다. 아마 그미는 화를 내고 있을 것이다. 내가 당연히 전화를 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오토바이로 집에 갔는데. 집으로 들어가는 길을 왠차가 막고 있어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도로 학교로 와서 자야 하는 오늘밤, 나의 기대를 무참히도 깨버린 그 소나타 II에 대해서 나는 화를 내고 있다. 그리고 32살이 넘었으면 대부분 가는 결혼을 아직 생각도 하지 않고 ( 음..... 못하고 ) 있는 나를 보면서 특별히 분노할 어떤 대상을 찾지 못해서 엄청난 분노를 사그러드리고 있다. 혼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자신이 대견스러울 때, 그냥 한 번 웃고 마는 나를 보면서 과연 나 자신을 대견스러워해도 돼는지 돌아보게 된다. 꿈을 꾸면서도 Visual C++의 클래스 위저드를 어떻게 이용하면 보다 좋은 프로그램을 짤 수 있을 지 생각을 하게 되는 자신을 보면서 이제 그만 이럴 때도 됐는데 하고 생각하면서 이제 프로그램과는 작별을 하고 이론적으로 뭔가 공부를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때때로 아무도 없이 단지 나만을 위해 연주하는 CD Player를 보면서 저 CD Player가 단지 기계가 아니고 나의 여인이었으면 하는... 그래서 갑자기 CD Player가 여인으로 변하는 상상을 하면서 그 황당함에 스스로 썰렁함을 느낄 때. 이제 나의 생명이 다 했음을 예감하기도 한다. 바람이 점점 더 차가워지는 것을 느끼면서 올해도 이렇게 가고 마는 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게 뭐 어쨌는데..... 스스로에게 따지면서... 이중 인간임을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