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13년 01월 03일 (목) 오후 07시 51분 38초 제 목(Title): 신혼살림2 축농증이 좀 있긴하지만 냄새에는 꽤 민감한 내가 맡을수 없는 '내 냄새' 를 무지 좋아하는 그녀는 음식이 상했는지 구분을 못한다...ㅡ.ㅡ; 어느날엔가 나 없을때 찾아온 아버지에게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추어탕을 대접했는데..그 국이 쉬었더란다. 아버지가 얘기 해주었는데..그 이후로 아버지까지 먹을 국이며 반찬을 택배로 보내고 있다. -_-;;;; 그래서 냉장고에 국냄비만 3개가 들어있다 -_-;;;;;; 먹을게 많다며 그녀는 기뻐하고 있다.. -_-;;;;;;;; 행주를 오래 써도 냄새가 난다. 냄새가 나면 삼지 말고 전자랜지에 돌리라고 알려 주었다. 그런데 언제 돌려야 할지 모르겠단다. 그래서 1주일에 한번씩 돌리라고 했다.... 그녀는 세탁기에 빨래가 가득차도 돌릴 생각을 안한다. 세탁기에 탈수된 빨래가 있어도 널 생각을 안한다. 널린 빨래가 다 말라도 걷을 생각을 안한다. 걷어놓은 빨래를 게기는 하더라.. 냉장고에 국이 3가지고, 반찬이 6-7가지 쯤 된다. 하지만 그녀는 카톡으로 날라오는 이밥차의 레시피를 보면 만들어 버린다. 아직 칼질도 서툰 그녀는 깻잎 찜, 꼬막 무침, 소고기 장아찌, 쇠고기 국등 만들기 어려운거만 도전한다. 같은 음식도 간단하게 만들수 있는데 주부 9단들이 찾는 블로그의 레시피를 고집하는 이유 역시 모르겠다. 소파에는 겉옷이, 화장실앞에는 양말이, 화장실엔 속옷이 널부러져 있지만 치울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본인이 그랬다. 자기는 치울줄을 모르기 떄문에 가능하면 어지럽히지 않는다고. 머 널부러 놓고 사는거 크게 불만은 없지만 왜! TV앞에 상을 못놓게 하냐고.. 상이 있어야 이것저것 가져다 놓고 편하게 쓸거아녀.. 한장에 10원하는 뽑아쓰는 1회용 봉다리를 기필코 씻어서 까지 모으는 습관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그것이 완전히 소비되어 휴지통으로 들어가는 것은 오로지 음식물쓰레기가 가득차서 비울때 뿐이다. 그래서 봉다리가 정말 많아졌다.. 콩국 중독인 어머니는 콩을 한자루 사서는 줄창 콩국을 해 먹었는데 스위스로 가시면서 내게 반포대를 남기고 가셨다. 콩밥으로는 도저히 소비할 길이 없어서 두부를 만들어 봤다. 찾아보니 쉽더라. 물에 불려, 갈아, 국물을 짜내어 끓여서 식초를 넣고, 응어리를 거르면 된다. (레시피가 한줄이네.ㅋㅋㅋ) 밥한공기 분량의 콩을 물에 불리니 한 댓박이 되고, 곱게 갈았지만 면보가 더 고왔던지 짜느라고 손에 경련이 나올지경이었따. 기껏 걸러 놓은 콩국물은 잘 끊지 않는것 같더니, 열받으니까 한순간에 냄비를 넘어버려서 가스랜지가 쑥대밭이 되더라. 식초를 몇 숫가락 퍼 넣었지만 레시피에 있는것 처럼 응고가 잘 되지도 않고, 몇개 되지도 않는 건대기는 다시 면보 빈틈으로 삐져 나오고.. 3시간 정도의 몸부림 끝에 주먹만한 손두부 2모가 만들어 졌다. 찜솥에 잠깐 김을 올려 간장에 찍어 먹으니 정말 맛있었따. 다음엔 도구를 갖추어 도전해보리라 했더니 제발 만들지 말라는 그녀.. 쌍욕은 빼고, 비속어를 무척 좋아하는 내가 가끔 ㅈㄹ, ㅅㅂ 같은 단어를 입에 올리면, 그녀는 제발 그런 단어는 쓰지 말아 달라고 한다. 내 이미지와 너무 안맞다고. 내가 좀 범생이 같아 보이긴 하지만, 그동안 그렇게 나의 독설,투정, 비판 같은걸 들었으면 그대가 적응할때도 된것 같은데. 당최 적응을 못하네.. 이것은 결코 그녀에 대한 불만이 아니다. 다만 그녀의 습성을 이해할수 없기에 내 쉬는 작은 한숨일뿐. 내게 방울 달린 모자를 씌우고는 귀엽다고 난리치는 것도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습성이지만 낯 부끄러워 생략하니 투정으로 들릴수도 있을것. 나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거라는걸. 아니, 한다고 한거 겠지만 안한거 처럼 보일거라는 것을. 하지만 나는 내가 대단한 살림꾼이라는 것 역시 알고 있었기에 (그렇다고 믿는다) 씻고, 닦고, 어지럽힌거 치우는것 쯤 내가 다 할거라고 생각했다. 나의 어머니도 그런 스타일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그녀는 내 기대 이상으로 깔끔하게 사는 편이고, 내게 맛있는거 해 먹이고, 이쁜 옷 입히려고 무지 신경쓰고, 돈도 무지 아껴쓰고, 내가 시킨거는 지키려고 애쓴다. 내게 모자란 만큼의 명랑성을 채우고 남을 만큼의 명랑, 쾌활, 긍정성도 큰 보너스. 내일은 애 만드는날.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