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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Adrian ( 노 경태)
날 짜 (Date): 1996년02월25일(일) 20시36분05초 KST
제 목(Title): 문명의 위기


 글을 쓸 때 결론을 먼저 말해버리는 방법과 제일 나중에 내리는 방법이 

 있다. 결론을 먼저 말한다면 그 결론을 내리기 위한 근거가 그 뒤에

 서술될 것이고 나중에 결론을 내리는 경우에는 논리의 진행 과정에서

 당연스레 추측이 될 것이다. 추측을 뒤엎는 반전의 기회는 이야기의 중심부나

 후반부에서 생길 수 있으며, 자연스럽지 못한 결론은 의문을 낳게 될 것이다.

 인기 드라마의 마지막 부분은 예상할 수 없는 진행으로 그 묘미를

 더해 갈 것이다.

 결론을 머리(생각)에 두고서 글을 쓸 때 서두에 무심코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서도

 결정적인 단서를 언급함으로써 더이상의 의문을 남기지 않는 실수를

 범할 수가 있다.

 ------

 러시안 하우스를 보고 잤기에 당연히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일찍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공부는 해야겠다는 마음에 실험실에 나왔지만,

 대낮에도 어둠이 가득한 실험실에서 난 따분함과 외로움에 혼란스러워졌다.

 그건 일요일 TV 아침 프로와 공익 광고 하나의 영향이 증폭된 때문일 것이다.

 문명의 상당한 첨단(최첨단이라고 믿지는 않는다) 기기들로 가득한 이 공간이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습기찬 지하 창고보다 들어 갈 가치를 느낄 수가 없다.

 단지 숨만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오래 있으면 그 숨도 끊어질지 모른다.

 결국 방에서 TV를 위안삼아 밤이 찾아 오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던

 한심함이여. 두마음도 하나가 되면 한심해지는가.

 연구 의욕을 잠시 고무시켰지만 그것도 오래가질 못하는구나.

 이처럼 손가락이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머리마저 얼어붙어버릴 것같아서...

 싫어하는 벌레가 나타나서 살아 움직이면 거기에서 생명의 경외감을
 
 느낄 것인가? 

 하물며 좋아하던 인간의 자취를 보았을 때에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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