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11년 05월 08일 (일) 오후 11시 01분 12초 제 목(Title): 이사 힘들구나 11평짜리 사원아파트에서 5년동안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이제 기간이 만료되어서 나가라고 했다. 빈방이 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섰단다. 내가 사는 복도에도 빈방이 1개 있는데. 쩝.. 이사 갈 집을 한참 찾았다. 이 동네, 저 동네 쇼핑할 곳, 교통편, 주변 환경을 살피고 돌아다녔다. 길눈은 어두울 지언정 포항에 14년째 살고 있는데 모르는 곳이 이렇게 많은지. 번잡한 곳, 공기 나쁜곳, 산책할대 없는곳, 집 회전율 나쁜곳을 제외하니 남는데는 지곡밖에 없었다. 처음 집이니까 전세로 시작하기로 했다. 20년 된 4층짜리 빌라가 28평에 전세 1억이다. 매매가도 1억5천밖에 ㅎㅎ 안한다. 내집마련 간단하네..하며 방심하고 있다가 앗차 했는데 장마가 내년에 만기라..회사 자금 대출도 신청 늦게해서 제때 못받았다.;;; 결국 500만원 정도가 모자란 상태가 되고말았다. 누나한테 500, 친구한테 700(이거는 10년은 된듯) 빌려준게 있긴한데 왜 이렇게 갑으란 말 하기가 어려운지. 다행히 누나가 알아서 8부이자쳐서 900 갑아주드라. 이사일은 어린이날. 6일 휴가 내고, 토, 일합쳐서 4일이면 세팅이 끝나리라. 포장이사 하니까 하품하며 기다리는 사이에 짐이 다 옮겨져 있었다. 1000만원짜리 차 살때도 이렇게 쉽게 하진 않았는데.ㅎㅎ 이사전날에는 가구를 어디다 놓을지도 다 생각해 두었지. ㅎㅎ 하지만 고난은 짐이 다 들어오고 난 후부터. 포장이사가 아무리 잘해도 결국 짐 하나하나 다 새로 쟁겨야 한다. 가구도 생각처럼 잘 들어맞지 않아서 골머리를 한창 썩였다. 배란다에는 웬놈의 흙투성이에 20년동안 쌓인 먼지가.. 세탁기 물빠지는 구멍이 보이지 않았고, 콘센트도 안보였고.. 또 안열리고, 삐걱거리는 문들에도 하나하나 초칠. 사원아파트에서 빠질때의 행정처리, 들어가는 빌라에서도 전입신고, 음식물 쓰레기통, 슬리퍼, 식탁보 같은 잡다한것들 마련하고. 절정으로 애를 먹은것은 싱크대 수도배관의 정수기 구멍! 이게 왜 뚫려있어가지고 구멍 매운다고 연필나무깍다가 손베고, 철물점에 왔다갔다가 하며 골머리 썩고, 아오~ 결국 구멍뚫린 부품을 빼버렸다. 냉장고를 샀다. 효율이 좋은 놈은 양문형 밖에 없다. 필요없는 온갖기능을 넣어서 비싸게만 만들다니. 도둑놈들. 할수없이 큰걸 샀더니 봐 놓은 곳에 들어가질 않는다. 세팅한게 모두 무너졌다. 새로 고민해야 한다. 잊지 않겠다. 백색가전 놈들. 그건 그렇고 대우전자가 다시 부활했드라. 냉장고에 테레비도 만든단다. 따지고 보니 이제 혼수는 소파랑 세탁기밖에 안남았네.. (받을수 있다면 말이지 ㅡ.ㅜ) 후우~ 이제 끝났다 하면 커튼을 달아야 했고, 잠깐 한숨 돌리면 가구가 삐걱거려서 바닥에 뭔가를 고여야 했다. 결국 3일 내내 푸닥거리. 하다보니 네크는 허리. 허리가 아프더라. 노가다하려면 허리가 튼튼해야. 동네를 돌아다니려면 자전거가 필요하다. 몇달전에 부서 체육대회에서 행운추첨에 담첨되어 상품으로 받은 자전거를 남친에게 팔려다가 실연하는 바람에 제철소장의 이름이 적힌 분홍색 리본을 아직 풀지도 않은채로 집에 고이 모셔두고 있다는 L에게 전화를 걸었다. 5만원에는 절대 넘길수 없다는 L에게 단가가 비싼 저녁을 사기로 하고 거래를 성사시켰다. 간만에 원년맴버들 모아서 오리고기를 사주고, 내가 준 자전거 대금의 일부를 덜어 화분을 선물 받았다. 그리고 정리가 덜 되서 어수선한 거실 바닥에 둘러 앉아 차 한잔. 연휴 마지막날. 오늘. 점심먹고, 이사한 아파트 바로 인근에 있는 회사 복지시설에서 영화를 봤다. '사랑이 무서워'는 김수미가 살렸다더니 딱 두번 나와서 영화를 살리긴 살렸다. 김민선 목선만 아니었으면 중간에 튀어나왔을텐데. 영화를 보고 나와서 동네 구석구석을 해매고 다녔다. 나즈막한 산 구석구석 마다 참 구질구질하게도 집 짖고, 계단만들어서 살고있더라. 날씨 좋은 휴일이라고 호주가엔 소풍 나온 사람들로 바글바글. 주위 둘래길 까지 다 돌아보는데 3시간 반 걸렸다. 좀 넓은 집에 오니 좋긴하다. 이 느낌, 한 2주는 가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