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deepsky (햅쌀) 날 짜 (Date): 2011년 01월 18일 (화) 오전 11시 46분 41초 제 목(Title): 황당한 전화 요즘 더 지하철 타는 일이 버겁다. 난 콩나물 시루짝을 떠나, 유대인 수용 열차 보다 더 열악하다고 2호선을 기술한다 (유일한 위안은 15- 20분만 참으면 된다는 것이다. 불확실한 행선지와 행선지 환경 대신) 전철이 도착하면 늘 이어폰 줄을 챙기고, 가방을 부여 잡고, 누군가 방귀를 뀌면, 손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 세운다. 이런 상황에 전화라도 오면, 정말 괴롭다. 부드드 떨리는 전화를 꺼낼 수 없는 정신과 육체에 가해지는 고문. 어젠 그 두려운 전화가 왔다. 국제 전화... 호주에서 전화를 건다면서, 호주 어디에 사는데, 인터넷에서 여자친구의 이름으로 검색을 하다, 내 부모님 집 주소를 찾곤, 그 여자 친구를 기쁘게 해줄 요량으로 주소를 확인하지 않은채 소포를 보냈다가, 그 주소가 여자 친구의 주소가 아니라는 것을 뒤 늦게 알았다는 사람의 전화다. 전화를 통해 들리는 사람의 목소리는 이동 통신의 bandpass filter의 폭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귀가 소화하는 주파 수 영역과 좀 어긋나는지 특정 톤의 음절이 들리지 않으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추측해야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데, 지옥철 안에서 움직이기 어려운 팔, 미끌어져 내는 운동 가방, 호주인 특유의 억양과 느린 남자의 저음 짙은 목소리, 국제 전화에 들리는 특유의 잡음과 갑자기 어버버 거리는 내 영어까지 사람들에 부딪혀 rash가 생기면서, 땀이 비옷듯 했다. 여자 집에서 반대하고, 여자와 좀 다툼이 있었다는 걸 보니, 여자는 정리하고 싶고, 남자는 애닳아하는 상황인 듯한데, 왜 이런 일에 끼어 들게 된 것인지... 그래도 오늘 걸려 온것이 아닌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2호선에 사고가 난 날이다 ~ 전쟁나면 이보다 심하겠지만, 떠 밀려 죽는 것 생각보다 자주 있을 수 있는 일이겠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