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deepsky (햅쌀) 날 짜 (Date): 2010년 12월 07일 (화) 오전 12시 10분 03초 제 목(Title): 양말 언젠가 키즈에서 우리나라 양말 가격 경쟁력이 있는데, 그 이유가 양말직조기계가 가장 우수하기 때문이라는 글을 본 기억이 난다. 9시 출근. 컴퓨터는 24시간 켜져 있는 물건이라는 생각으로 10여년 이상을 보내다가, 퇴근할때 끄고, 서랍에 넣고 잠그고 가야하는 생활이 아직 익숙치가 않다 보니, 출근하면 늘 속으로 투덜댄다. 그냥 잠금 장치 잘 걸어두고, 절전 상태로 두면 부팅에 세팅하는 5-10분은 절약될텐데... 좋지 않은 노트북 가끔 재부팅도 해줘야 하니 20분도 절약되겠단 생각이 들만큼 아침 시간은 참으로 짧은데, 11시 45분쯤 되면 점심 먹으러 가자는 말이 나온다. 이러면 연차 순서대로, 서서히 모이니, 역시 난 그렇게 낭비되는 5-10분이 아깝다. 그리고, 일하다 맥이 끊기는 것도 아깝고, 점심 먹고, 커피까지 한잔 하자면, 그 시간도 아깝다. 그리고, 다시 일모드로 접어드는데 걸리는 시간도 있고...낭비되는 시간이 너무 많다. 처음엔 분위기 파악한다고 아까운 시간을 일의 맥이 끊김에도 사람들과 쓰곤 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함에 따라 자꾸 혼나고 보니, 시간을 이렇게 써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점심을 안먹는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 개인 용무, 감기 옮기기 싫어요, 부동산, 은행에 다녀와야 해요 등등을 돌려가면서 외부 손님이 왔을때를 제외하곤 점심을 넘기는 일에 이젠 익숙해 졌고, 미리 안먹겠다고 말씀을 드려 버린다. 오후 늦게 배가 고픈 문제점은 있지만, 배가 불러 집중이 안되는 것 보다는 훨씬 효율적이고, 점심시간동안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오전에 하던 일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오늘 한가지 장점 떠올랐는데, 그게 양말이다. 우리나라가 양말을 만드는 기계를 잘 만들수 밖에 없었던 이유랄까! 밥먹으러 갈때 곤욕스러운 일은, 신발 벗고 신기이다. 서구 문화에선 신발을 벗을 일이 별로 없어 스타일 구길 일이 없었다. 간혹 동양인 집을 처음 방문한 서양애가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말에 막상 구멍난 양말을 발견하곤 웃는 경우를 종종 봤는데, 우리 나라 양말은 그런 걱정을 덜 해도 될만큼 잘 만들어져 있다는 생각이다. 신발 신고 벗기를 우아하게 할 고민만 하면 된다. (내겐 한,두올이 나가 구멍 커지기 전에 올을 묶어둔 양말이 두켤레쯤 있다. 눈에 띄진 않지만, 예리한 눈을 피해갈 만큼 감쪽같지 않아서, 고민이 되긴 함) 우리 양말의 durability덕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식당에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신발을 벗고 생활을 하는 동양권에서 필요에 의해 양말을 더 잘 만들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정치인들이 관여, 간섭을 하지 않아도, 이렇게 세계 최고의 제조 기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인데, 그게 양말이라서 정치인들의 관심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필요에 의해 기술을 발전,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듯하다. 반면, 첨단, 혁신 기술의 경우, 실제 기술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들에게 너무 정치, 행정, 경영 등등을 하는 이들이 관여를 해서, 실제 독창적인 기술개발을 하지 못하고, 세계 X위 안에 들었어요...라는 말만 할 수 있는 마지못해 추격하는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듯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굉장히 오랫동안 노벨상 왜 못받았는가 이야기가 나온다. 정치, 행정, 경영인들은 지금 관여를 해서, 10년뒤, 20년뒤 누군가 정말 노벨상을 받는다면, 그게 다 내 공로요 할 태세같아 보인다. 양말은, 그리고 많은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같은 작은 공산품들은 노벨상이 아니니, 다행인 듯한데, 노벨상이 아니라고, 지원도 안해주거나, 지원된 돈은 눈먼돈 처럼 쓰이고, 관리도 안된다는 말도 많고... 식당에서 신발 벗는 고민을 최근 한달 덜었더니, 양말과 노벨상을 연결짓는 황당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