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10년 05월 02일 (일) 오후 06시 00분 47초 제 목(Title): 잡상. 나는 아직 근육질이 되어 쫄티를 입어보겠다는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나는 그래서 매일매일 팔굽혀펴기나 윗몸일으키기나 앉았다 일어나기나 물구나무서기따위를 하고있다. 하지만 좀처럼 변화가 없다. 변화가 없다기보다는 현상유지밖에 안된다. 만약 운동하기를 멈추면 금세 진짜로 가죽만 남은 채로 쪼그라들것이다. 저주받았다고 봐야지.. 근육질 되 보겠다고 운동 시작한지 10년이 넘었다. 먹는것 없이, 시간표도 없이, 설렁설렁하니까 효과가 잘나타나지 않는것이겠지만 어쨌건 결과물 없이 10년동안이나 목적의식을 유지할수 있다는건 편집증인가..(신약 개발수준인듯.ㅋㅋ) 하지만 거울을 볼때마다 거울속의 내가 불쌍해서 견딜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또 하고 또 하게 되는 것이다. 비만이 아닌 건강한 호주 여자들의 터질듯한 닭벅지를 보노라면 의지는 더욱 불타오르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공부보다는 운동이 훨씬 쉽기도 하다. 토하거나, 죽고싶을때까지 격렬하게 운동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차라리 죽고 싶을때까지 운동을 하는게 머리카락 다 빠지고, 미쳐버리고 싶을때까지 공부하는것보다는 더 쉬을것 같다. 뭐든 설렁설렁하는 입장에서도 어쨌건 공부보다는 운동이 훨씬쉽다. 그나마 효과도 잘 나타나고. 그리고 나는 아직까지 신곡이나 칸트의 비판시리즈나 군주론, 향연, 시론, 오딧세이 따위의 이른바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생하고 있다. 순수한 지적허영에 가까운 이유에서다. 그것들을 읽고나면 나는 웬지 우쭐해져서, 화를 내지 않게될것 같다. 누가 내게 말도 안되는 지시를 내리거나, 나를 비웃거나 깔보더라도 지적으로 우월한 존재의 입장에 서 있다는 허영심때문에 전혀 화가 나지 않을것 같다. 영어텍스트는 인터넷에 널려있고, 프린트해서 보기만 하면 되는데 너무 오래걸린다.. 거의 9개월을 날마다 영어 블로그며 신문기사를 3-4시간씩은 읽었는데도 읽는 속도가 늘질 않는다. 말하기를 포함한 나의 언어능력은 내 육체적인 능력만큼이나 현저한 열위를 보이고 있는듯한다. 열위한 영역에 대한 미련이 강하구나. 불쌍한 새퀴..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평균이상은 되는 능력도 있는데 그건 재껴두고.. 안되는거 붙잡고 하고, 또 하고 안되는걸 다시 확인하고 또 하는 오기만은 나도 감탄스럽다. 우연히 allesteller.net이라는 인문학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강유원이란 사람을 알게되서(물론 그 사람은 나 모르지..) 2시간짜리 강의 파일을 들어봤다. 30년 동안 철학공부한 자기가 고르고 골라봤더니 고전은 딱 100권만 읽으면 되는데 5년이면 충분히 다 읽는단다.ㅎㅎㅎ 퇴근후에 하루 30분정도 투자해서 읽으면 20년이면 다 읽겠네요? 없는 집에 태어났을망정 목숨을 이어가는데 딱히 지장없이 곱게 자라고 편하게 살아가는 터라, 아직 내 눈에 떠가는 구름이 손에 잡힐것만 같다.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기업을 보는 눈을 키우는게 나를 더 살찌우는 길이겠건만 좀처럼 관심이 가질 않으니 내일도 폴크루그먼과 과짜경제학 블로그나 열심히 읽는거지 머.. 짝짓기도 재태크도 시간가면 어떻게 되겠거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