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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10년 02월 23일 (화) 오후 06시 40분 48초
제 목(Title): 시덮잖은 삶의 위기


매리 할머니는 어제 뉴캐슬로 떠나며 1주일쯤 있다 온다고 했다.

기차역까지 태워다 주고, 일하다가 퇴근해온 집은 불이 꺼져있었다.

문도 잠겨있었다.

닉(같이 사는 호주 남자애)은 아마 여친 만나러 간것 같다.

간만에 보는 여친이니 2,3일은 안들어 오겠군 *-_-+** OTL

이러고서 열쇠를 열쇠구멍에 꽂았는데 돌아가질 않는다.

헉스..

시계는 8시, 배고파죽겠는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

이때부터 진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뒷문으로 가보자...

뒷문으로 가기 위해선, 우선 옆집과의 통로를 막아놓은 쪽문을 통과해야한다.

쪽문 위에 가시 철사가 있긴 하지만 어떻게 넘어갈수 있을줄 알았는데

실제로 하려고 해보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밑으로 기어 가려고 하니 좀 틈이 좁아 보인다.

머리가 지나갈수 있을러나..

뺨을 땅에 긁으며 -_-; 통과할수 있었다.

오오..내 머리 생각보다 별로 안크네..히히

그러나, 뺨에는 흙이 뭍었고, 키셔츠는 구멍이 났고, 뒷문도 잠겨있었다..

ㅅㅂ, 또 지나가야 되잖아? 

다시 뺨을 세멘바닥에 긁으면서, 뭔가 신선하고, 낯선 느낌에 은근한 흥분으로 
작금의 이 ㅈㄹ같은 상황을 잠시 잊었다.

내가 쪽문 밑을 기고 있어도, 대형 LCD테레비 앞의 옆집 사람들은 체널이나 
돌리고 있겠지만, 

지금, 내 뺨을 스치는 세멘바닥의 서늘한 까칠함에서 오늘 밤 내 삶이 평소와 
같지 않을 것임을 예감할수 있었다.



우선 맥도날드에서 빅맥하나로 요기를 했다.

땅덩어리도 크고, 바퀴벌레도 크고, 나무도 크고, 여자도 크고, 여자의 
일부분도 큰데 어째 빅맥이 내 주먹보다 작냐. 불고기버거보다 더 작냐.

어슬렁 거리다 10시가 되었건만 역시나 닉은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가진 열쇠도 계속 돌아가지 않았다.



여관? 여관비 비싸다. 100불가까이한다.억울하다.

차에서 자자..아니야, 학교 사무실 바닥에서 자면되지머. 맨날 낮잠자는데머.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양치하고,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들지 않는다.

정신이 몽롱하기만 한게 꼭 커피 2잔 마신것 같은 상태다.

어차피 잠 안드는거 머 일어나서 영화를 본다.

아내가 결혼했다, 죽이고 싶은 남자를 보고 나니 5시다.

허기, 끈적거림, 눈 따끔거림에 짜증이 확 몰려와서 울화가 치민다.

앞 사무실에 청소하는 아줌마가 온것 같다.

흠..호주에서도 청소하는 아줌마는 새벽에 움직이구나.

자리를 차로 옮겼다.

차 뒷자리에 다리를 접고 누으니 참 아늑해서 마침내 잠들수 있었다.



잠을 깨니 아침 8시.

잔것도 아니고, 안잔것도 아니고, 뻐근하고, 끈적거리는 몸에 머리카락은 또 왜 
이렇게 미친듯이 휘날리냐 바람도 없는데.

밤샘하다가 차에서 자다 일어난 기분이 참 서른세살이나 ㅊ먹고 내가 이렇게 
살아야하나..ㅅㅂ.

그냥 창문 부수고 들어가고 말자고, 집에 가보니 닉이 와 있다.

이 ㅅㅂㄻ.. 넌 열쇠 되는거 가지고 있냐?

sss : how did u open this door?

Nick : turn hard.

이게 먼 소류?

열쇠를 두손으로 잡고 손가락 끝에 핏자국생기도록 돌리니까 돌아가더라  

씻고, 샌드위치 하나 만들어 먹고,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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