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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deepsky (햅쌀)
날 짜 (Date): 2009년 09월 13일 (일) 오후 01시 33분 33초
제 목(Title): 헉...



어릴땐, 아버지가 고른 채널을 보거나,
아예 내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나마, 광고가 드라마,
뉴스 중간에 아니하니, 선택된 방송은 끝까지 볼수 있었다. 
허나 아버지가 채널을 여기 저기 바꾸기 시작하면, 그게 참
싫었고, 대신 신문에 나온 예고편을 읽고 
반친구들의 이야기 대열에 드라마를 본것처럼 끼어들었다.

아버지의 채널 바꾸기, 오래전 티비가 흔하지 않을때
(우어..오늘보니, 65인치 티비가 $1439, 무료 배송이더라)
누군가가 했을 일이고, 다른 가족 구성원은 불평을 했음직한
흔한 일이었겠지만, 어릴땐 말도 못한채로 그게 싫었더란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내가 열심히 채널을 돌린다.

왠종일 여자 테니스 준결승을 기다렸다. 그래도,
중간에 광고 나가면, 채널 돌린다... 밥도 먹고.
헉..채널 돌리다가 세레나가 뭘 했는지 모르겠지만,
킴의 승리 소감 인터뷰가 나온다. 나쁜 버릇덖에
중요한 장면을 노친거다. 

요새 이멜 확인 공포증이 생겼다. 늘 이멜 싸이트나,
툴을 열어둔채로 살았는데, 요즘은 일부러 닫아둔다. 
집에서 쓰는 인터넷도 끊을까 싶다.
그래도, 하루에 한번은 봐야지 않을까? 부모님이
걱정하고, 보스에게도 당일답은 해야할테니.

이멜은 확인 안하면서, 티비는 켜두고, 열심히 채널을
돌린다. 제대로 보는 것은 하나도 없으면서...
디비디를 빌려오면, 30분 연속으로 보는 것도 어려우니. 
나이 먹는 건가? 소심해지고, 안주하고 싶고, 숨고 싶은. 

큰어나니를 보니, 보스턴에 할 게 없다는 말이
줄줄이 나오는데 (왜 호텔값은 비싼지 모르겠다)
정말 맞는 말이다. 먼가 있는 도시라고 알려져 있고,
관광객이 정말 많은 도시긴 하지만, 학교 구경을 즐기지
않는 이상, 미국사에 관심을 별로 두지 않았다면, 
글쎄... 판매세가 올라서, 예전처럼 
쇼핑의 도시라고 생각하기도 어렵고. 

주말에 방콕하지 말고, 뭔가 하라고, 교회라도 가라고,
그래야 다여트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별로 할게
없다 보니, 말만 응응 하고...실행을 안했고,
역으로 먹는 일에만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루끼가 뛰었던 것처럼 찰스강을 뛰어 볼까도 여러번
생각했지만, 막상 볼품없이 뛰는 것도,
강가까지 가려면 지나야 하는 하버드 스퀘어가 버거워서, 
실행도 못했고.. 

생각없이 채널 놀리기, 그러다 중요한 장면 놓치기,
보스턴 이야기, 나이먹는 것, 다여트에 맞물려
아무리 쎄레나가
경고를 먹어 승리를 했다 하지만, 운동 선수로서, 
출산과 육아에 충실하다, 다시 컴백한 킴의 결단력과
노력이 존경스러워지면서, 내 나약함이 싫어지더라. 

열심히 살려고 애는 썼지만, 헛된 애만 쓴 것 같다.
영악하고, 이기적이고, 필요한 애만 써야 했는데...
채널 돌리는데 애를 쓰고 있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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