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feelsg (미쉘린) 날 짜 (Date): 2009년 09월 09일 (수) 오전 09시 53분 40초 제 목(Title): 나의 변태적 성향 갑자기 지지난주 주말에 기타를 샀다. 중고 포크기타를 샀다. 같이간 친군 자기가 아는 여자애들은 3개월만에 모두 포기 했다면서 스패니쉬 기타를 권했지만 내 목적은 코드 맞춰서 기타치면서 노래부르는거라 스패니쉬 기타보단 포크가 맞는다. 그래서 걍 포크 기타로 샀다. 그 친구는 스패니쉬로 한 6개월 치고 다시 좋은 포크 기타를 사라고 했지만 내가 지금 돈지랄 할 여력이 없으므로 걍 괜찮은 포크기타로 샀다. 이젠 시간 싸움이다. 얼마나 더 많이 기타치는데 시간을 투자하느냐에 따라 실력이 는다. 뭐 무슨일이 안그런게 있으랴마는.. 기타를 친다는 의미는 내 왼손의 4개 (엄지제외)는 손톱을 정말 바짝 깍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ㅠㅠ 그동안 운동한다고 손톱을 기르지 못했지만 이렇게 바짝 깍는건 역시 뭔가 악기를 할때의 일이다. 간만에 손톱을 바짝 자르고 지난주말부터 연습을 했다. 기타사고 나서 한주 내낸 무슨일인지 맥주만 퍼마시고 헤롱대느라 기타를 건드리지도 못햇다. -_-;; 연습을 하기 시작하니 드디어 손끝에 통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머리 감을때조차 아프다. (두피맛사지 하는게 힘듬) 그렇다고 막 피가 맺히고 그럴 정도는 아니다. ㅋㅋ 재밌는 사실은 아빠도 소시적에 기타 배우려고 하다 하도 손끝이 아파서 관두셨다는 고백을 하셨다. ㅋㅋㅋㅋ 덕분에 아빠의 젊은시절의 독하지 못함을 알 수 있어서 뜻밖이지만 재밌다. 아빠도 젊었을땐...ㅋㅋㅋ 그렇다. 아빠의 레코드 수집 취향은 쥐다 팝과 포크였는데 어느덧 이젠 트로트만 테이프로 들으신다. 그런 아빠도 기타를 배우려던 시절이 계셨다는게 새삼스러웠다. 나는 약간 엄마와 캐릭터가 비슷한면이 많아서 뭐든 하면 독하게 끝까지 해본다. 기타는 내가 평생 지고 갈 악기라는 생각에 선택했으니깐 어쨌든 난 늙어서까지 기타를 칠것이다. ^^ 손끝이 막 아프고 굳은살이 생길랑 말랑 하는 이때는 느낌도 꽤 이상하고 키보드 치는것도 불편하고 그런데 은근히 이런게 좋다. 정말 변태적이다. 약간 자학적인 취향이 있는가? ㅋㅋㅋㅋ 아픈걸 즐긴다는건 이럴때 쓰는 말이 확실히 맞다. 나는 지금 이 고통을 즐기는 것이다. 아잉!~이변태!!라고 해도 좋다. 이 아픔이 지나면 나는 기타 코드를 자유자재로 잡으면서 연습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더 간지난다고 생각하는건 누군가 메니큐어를 왜 안바르냐고 물어볼때 그동안은 운동하느라고 손톱을 기를 수 없어요라고 말했지만 (수영할때도 손톱이 길면 여러모로 불편하고 위험해서 깍는다) 지금은 악기하려면 손톱 못길러요 하고 멋지게 대답할 수 있다는게 좋다 ^^ 내 사촌동생이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꽤 치는데 저렇게 대답하던걸 그렇게 내가 부러워하던 기억이 난다. ㅋㅋㅋ 물론 나야 걔와 다르게 완전 폼생폼사지만^^ 또 다른 내 안의 변태기질의 발견과 아빠도 젊은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해준 기타배우기가 올 가을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듯해서 좋다. 열심히 배워서 낙엽질때 노래 한곡 정도는 공원에서 딩가딩가 해줄 수 있었음 좋겠다. 근데 가장 기본인 C코드부터 힘들다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