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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09년 02월 21일 (토) 오후 03시 42분 58초
제 목(Title): 정정당당 


나는 털털하고 현실적이고 솔직한 사람을 좋아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과는 잘 어울리질 못한다. 

원만한 회사생활을 위해 내 호불호와는 관계없이 좋게 좋게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도

내 표정과 말과 행동이 호불호를 그렇게 명확하게 드러내는 모양이다.

내 성품은 계속해서 지극히 까칠한거다.


내가 참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어느날 내와 이해관계가 얽힌 

공장장 자리로 왔다. 

처음에는 잘 지냈지. 

그런데 엊그제 이 사람이랑 처음으로 의견의 충돌이 생겼다.

공장에 설치한 2억짜리 설비가 약속한 성능을 내지 못한거다.

공급사는 이미 추가비용 7k를 지출한 상태.

추가 개선안이 있으나 돈이 쪼들리니 우선 준공부터 시켜달란다.

공장장은 돈 받고 나면 열심히 할것 같냐고, 그러고도 성능안나오면 그냥 설비 
다시 때가고 말아야지 뭔소리냐는데, 나는 속이 터지는거다. 

그래 그게 원칙이다. 

당신이 그렇게 정정당당히 살아왔단 말이지.

옳은 말 하는데 거기 대꾸할놈 없는거다. 

단지 싫어질 뿐이지.

원칙을 내세우는 공장장을 앞에두고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1.  옳은말 하는 사람이 옳은 말을 할수 있는것은 자기한테 피해가 없기 
때문일뿐이다.

공급사에서 성능이 안나오는 이유를 우리쪽으로 돌리면 보고서니 조사니 잡일이 
일파만파가 되겠지만 그거 다 내가 해야하는 일일테니까 별로 두렵지 않은거다.


2. 무엇보다 이 모호한 장치산업계에서 장치의 성능을 자로 재서 
평가하려하다니.

직접 설비를 담당해서 돌려본 일이 없이, 옆에 앉아서 표준 타령이나 하면서 
살아왔기때문인거다.

공장바닥을 걸래로 닦아보지 않은채로 공장장이 됐으니 앞날이 캄캄하다.



3. 그저 윗사람에게 보고나 열심히 하는 사람이 진급하는거다. 

효용이 없어도, 보고서를 예쁘게 만드는 놈이 일 잘하는 사람이다.

나이먹어서 집중은 안되고, 시스템은 날마다 달라지니, 설명을 잘 해줘야 
일을 했다는 인상을 받는거다. 

잘못된 일이지만 회사에서는 그럴수 밖에 없다.

윗사람이 다 알고 있을수는 없자나. 

당신의 케릭터는 참 맘에 들지만 일하는 스타일은 결국 그런것일 것이다...

조만간 보고서 같이 써보면 알게 되겠지.


4. 그리고 갑이라고 그렇게 공급사 막대하면 안되.

돈줄은 풀어주고 부려먹어야지. 


5. 그놈의 기술, 그놈의 검토. 지겹다.

우리 그런 실력없다. 

당신은 있나?

있어?

쉬운일 맡아 해왔네.



나는 완전히 삐뚤어져 버렸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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