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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Jarre (자루소바)
날 짜 (Date): 2009년 02월 17일 (화) 오후 03시 11분 22초
제 목(Title): 토요일



금요일
A에게 전화가 왔다.
B의 연락을 받고 생각나서 전화했다고 한다.
그리곤 C의 안부도 묻는다.
...
국민학교 이후로 사람들에게 먼저 전화를 거는 일은
외부의 압력에 의한 공적인 일 이외엔 별로 없었다.
전화로 대화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상대방의 말을 잘 따라가지 못한다.
상대가 예상에서 벗어나는 단어나 문구를 구사하는 경우
몇 번 묻다가 그냥 모른채로 지나간다.
이란인들이 내 이름을 들었을 때 비슷한 심정이었을 거다.
뭉개지는 말을 듣는 상대방도 마찬가지일 거고..

이런 상황에서 포네틱코드는 매우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포네틱코드를 모른다면 아버지, 지게 같은 말은 
예상에서 한참 벗어나는 말이 되어버린다.
대부분은 이것 보단 한 음절을 여러번 반복하는 걸 선호한다.
...
다음주 토요일날 보는 게 어떠냐며
전화를 하라고 요청했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A에게 전화를 하라는 것인지.
B에게 전화를 하라는 것인지.
C에게 전화를 하라는 것인지.
그룹D에게 전화를 하라는 것인지.
전화를 한 들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또 다음주 토요일은 많은 사람들이 약속이 있을 텐데...
다시 연락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티다
토요일이 되었다.

A 입장에서는 또 씹힌게 되겠지만..
내 입장은 만나고 먹고 마시는 건 좋은데
'전화' 걸기가 두렵고 귀찮았다.
...
전화의 두려움은 거절의 두려움 같다.
요청이 없으면 거절도 없으니.
...
지난 여행에서 적립되어야할 마일리지가 누락되어
제반 서류를 챙겨 공항으로 갔다.
1200원. 일을 마치고 버스를 타니
환승할인되어 400원추가
1600원으로 공항 왕복이 가능하구나..

내가 전화하지 않으니 A의 전화는 없었다.
비어버린 저녁시간, 모 밴드의 공연을 보러갔다.
처음 듣는 음악, 잘 모르는 악기는 실수를 찾아내기 어려운데,
몇 번 들었던 음악, 조금 아는 악기의 삑사리는 잘 들린다.
그래도 만원으로 공연을 본다는 건
누군가 손해를 감수한다는 거다.
...
이 글을 쓰는데
A가 전화를 했다.
내일 보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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