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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08년 12월 31일 (수) 오후 11시 45분 32초
제 목(Title): 한해 마무리.


마무리는...감기와 장례식.

열나는거야 내가 좋아하는 증세라 -_-; 좋은데

목이 아주 걍 죽을것 처럼 아프다. 

너무 아프니까 기침이 안나오는걸 고마워하게 되더라..(누구에게?)

할수없이 휴가 하루 썼다. 

그래도 18일 남았다. 

안쓰고 버리면 응가되는 무급휴가다. 

회사에선 6월쯤 부터 휴가 쓰라고 난리였다. 

이번에는 체크리스트 만들더라 -_-;

ㅅㅂㄻ 500원짜리 하나 던져주면서 

초코파이, 박카스, 담배한갑 사고 남는거 너 사먹으라고 하면 넌 머사먹을래?

법정에 선 존 말마따나 'hypocrisy troubles me.' 


그래 휴가쓰고, 몸조리를 해도 목은 좀처럼 낳아지질 않아서

종무식이 있는 오늘, 한해의 끝날에는 목이 끊어져서 떨어질까봐 손으로 붙잡고 

종무식을 기다렸다. 

ㅅㅂ 1년내내 다른 부보다 힘들게 일했는데 종무식까지 제일 늦게하네.

하지만 종무식이 끝난 4시반에도 난 집에 가지 않았지.

그저 입에 발린 소리로 마치 의무감이라도 가지고 있는것처럼 두손을 꼭잡고

'1년동안 수고 맣으셨습니다','새해복많이 받으세요' 라고 잡고 흔드는

이 역한 악수를 다 받아내면서 사무실에 남아 일을 했지.


아..몸이 다시 으슬거려오기 시작할 무렵

아무렇지 않지는 않은 부고를 들었는데

정년퇴임이 얼마 남지 않아 뇌출혈로 쓰러져 거의 1주일을 병원에서 사경을 
해매던 공장 아저씨가 오후 5시에 사망했단다.

돌아가버린거야?

가서 장례식 일을 도와줘야 하는 처지에 이 몸을 하고 문상을 가라고?


문상을 가서 보니 상주가 13살이다. 

잠깐 할 말을 잊는다. 

넌 네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는 알고있겠지만 그게 뭘 의미하는지도 알고 있니?


이유는 알수 없지만 그냥 거기 있어야한다는 의무감이 느껴졌다.

몸은 으슬거리고, 목에 찬 기운이 넘어가서 그런지 쿨럭거릴땐 피냄새가 
얼핏 나는 듯도 하지만 어쩔수 없지.

머리수 하나 채우고 있어주는것도 지금은 저들을 도와주는 것일수 있으니까.

하지만 골골거리면서 말없이 앉은 것도 웬지 민폐같고..

처신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서 나는 자연스레 내 존재에 대해 열렬히 사유하게 
되었다. -_-;;;;

내가 모두를 힘들게 하는 이 어색한 모임을 소집시키는 당사자가 아님을 
다시한번 감사드리고(누구에게?),

가족을 잃은것도 서러운데, 사람하나 돌아갔다고 신고하는 행사는 또 왜이렇게 
거나하고, 번거로워서 슬퍼할 겨를이 없이 낯선 사람들과 마주해야 하는건지.

상주가 어려서 가슴이 몹시 아프지만, 부모를 잃는다는 것은 슬픔을 넘어 
두려운 일일터, 내 부모뻘되는 아저씨들도 아무 힘없이 짐일 뿐인 그들의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거리에서 갑자기 벌거벗겨진듯 세상의 두려움에 몸을 
떨수밖에 없을것이다. 잠시동안..


오늘은 또 추위도 대단하다. 

뼈마디가 다 시리다. 

참 마지막날까지 거나한 2008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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