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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feelsg (미쉘린)
날 짜 (Date): 2008년 12월 23일 (화) 오전 11시 11분 23초
제 목(Title): 대학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후배가 물었다.
"언니는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뭘 해보고 싶어?"

나는 일초의 망설임 없이 바로 대답을 했다.
"어? 나는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그 보다 더 잘 지낼 자신은 별로 없어."

후배는 어이없단듯이 웃었다.
"아니~ 그렇게 말하면 정말 할말이 없는데 그래도 뭔가 더 해보고 싶다거나 
후회하는거나 뭐 그런게 있을거 아냐?"

후회라....
"음~ 글쎄...그런거 없어. 나는 정말 내가 계획하고 해보고 싶었던거 다 
해봤어. 욕심이 너무 없어서 그런걸런지도 모르지만 충분히 만족해. 지금 
오히려 더 그때보다 더 치열하게 못사는거 같고 그래. 난 대학생활은 정말 
그만하면 됬어."

후배는 그래도 믿기지 않는지 또 묻는다.
"아니 그래도 뭐 연애 같은거 해보고 싶다거나 그렇지 않아? 언니는 연애도 
안하고 그 젊고 이쁜 나이에 사랑같은거 못해본거 후회 하나두 안되?"

연애?
"연애라...그러게...그러면 더 좋았을까? 음...만약 연애를 했다면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다 못해봤겠지뭐. 다 이루고 살 수 없잖어. 거기까지가 내 
능력이였던거 같고, 연애 못한게 뭐 그다지 크게 후회스럽고 그렇지 않어.만약 
그때 연애를 했더라면 내가 지금 싱글이 아니였을런지도 모르겠네. 네 말듣고 
보니 그런거 같기도 한데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연애를 잘 했을거란 
자신은 없다 ㅋㅋ"

후배는 대학생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하면 많은 선배들을 만나고 싶다고 한다.
그게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너무너무 많이 도움이 되는거 같다고 하면서.
후배는 연애도 해봤고 해서 그런지 선배들 많이 가지는것을 무척이나 부러워 
한다. 사실 뭐든지 미숙한 나이엔 롤모델/멘토가 있는게 많은 도움이 되긴 
한다. 그런 면에서보면 나는 그런면으론 운이 무척 좋은 편이다.
아버지뻘 되는 선배님들까지도 아직도 연락하고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니.

나는 정말 대학생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내가 해온 대학생활보다 더 잘 할 
수 없을거 같다. 내가 그렇다고 날고기는 대학생활을 했다는게 아니고 그냥 
후회없이 대학생활을 했다는것일뿐. 나는 좀 소박하다. ^^ 사실이고 내 진심이다.

전에는 고교시절로 돌아간다면 좀 더 열심히 공부를 했을텐데 그렇더라면 지금 
내 모습은 더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적이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생각해보면 그게 꼭 그렇지도 않은거 같다. 내가 고교시절을 
거쳐 대학에 가고 취직을 하고 이자리에 있기까지 그다지 나쁜 길이 
아닌것이다.

뭐랄까...욕심이 줄어든거라고 보면 될까? 좀 주제파악을 하게 된거라고 해야 
할까? 나는 스스로 내 처지에 만족하고, 행복하다. 더 이루고 더 가지고 살면 
좋겠지만 지금도 때때로 이 모든게 부질없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기도 
하는데 그런게 뭐 대수인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리고 진정 원하고 바라면 조금 그 시기가 늦춰질지 모르지만 언젠간 가지게 
되는거 같다. 내가 정말 끊임없이 그걸 잊지 않고 노력한다면 말이다.
내가 바라고 원했던걸 당장 못할지 모르지만 잊지 않는다면 늦게라도 하게 
되는게 사람 사는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내가 서울대를 가지 못하고 유학을 가지 못하고 남들처럼 부러운 집안을 
가진것도 아니고, 돈을 많이 버는것도 아니고, 세기의 사랑을 하는것도 
아니면서 나이만 먹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가끔은 "뭐지?" 하는 생각도 들긴 
한다. 겨우 이거였던가? 하는 생각도 종종 들기도 한다.

그래도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세계가 있고 삶이 있고 소명의식이 있으니깐 
잘 살아가야 한다. 뭐 대부분의 날들은 그다지 잘 살았다기 보다 오늘도 
버텼다! 그런 생각에 더 기울지만 말이다 ^^

내가 40대가 되어서 어느날 또 누군가에게 다시 30대로 돌아간다면 뭘 하고 
싶어? 라고 했을때 지금처럼 지난 대학생활에 대한 이야길 하듯이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그렇게 확신있게 이얄 할 수 있을거 같진 
않다. 많이 후회된다고 할거 같다.^^ 뭐 그래도 많이(?) 남았으니깐 괜찮아.

그 질문을 항상 하면서 살아가는거 괜찮을거 같다.
쌩유 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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