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08년 11월 21일 (금) 오후 10시 47분 54초 제 목(Title): 어중간.. 1회성 소개팅을 통해 인생을 배우는 중이다. 아직 10번도 안 봤지만 그나마도 2번 만난적이 없는 일회용 소개팅들 -_-; 회수가 반복되니까 점점 만나기 전의 긴장이 줄어들어서 참 좋다. 낯선사람과 마주 앉아서 내가 얼마나 사회성이 부족한지, 말을 재미없게 하는지, 옷을 못입는지 알게 된다. 해어지고 나면 깊이 고민하다가 메세지 한두개, 5-10분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어진다. 시간 간격을 둔 부재중통화 3통을 남긴 후에는 나도 연락을 그만둔다.. 그리고는 나의 센스부족, 의지부족, 스킬부족등을 통감하면서 시름에 빠진다. 지난주에도 소개팅을 했었지. 또 같은 절차를 밟은걸 안 주선자가 이번에는 작심을 하고 좀 아프지만 내게는 아주 필요한 맨트를 남긴다. 강수진처럼 머 하나에 일생을 바칠게 아니라면, 그냥 회사 계속 다녀야 할텐데. 결혼은 눈보다는 수준 맞춰서 하는 편이 좋다고. (그리고 강수진은 결혼도 했잖아) 알고 있었지. 해처리 노래말마따나 내 인생이 얼마나 어중간한지. 내 열정은 대학교 3학년때 모두 연소해 버린것을. 같은 절차를 밟은 지난 한주를 뒤로하고 오늘 금요일 저녁에는 피자를 시켜먹을까..통닭을 시켜먹을까..하고 있는데 K가 L과 함께 있으니 저녁을 먹자고, 올 사람있으면 같이 오란다. 여기저기 (같은 부서밖에 없다) 찔러보지만 흥흥 같이 갈 사람이 없다. 머, 저녁은 먹어야겠으니 가기는 가는데 뒷맛이 좋지가 않다. 아무리 같이 있어바야 더 이상 나올게 없는 여자애들이랑 앉아있는거 이제 별로 내키지가 않다. 그렇다고 여자애 둘이 막창집에 앉혀놓고, 나는 집에서 통닭먹으면서 야동보고 앉아있으면 그것도 모양새가 영 아니고. 지들끼리 먹도 되는 자리에 내가 그다지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이 아니라는걸 알면서도 초대까지 해줬는데. M생각이 난다. 2년전에(어, 2년이내 ㅡ.ㅜ 시간참..) M이랑 K랑 처음 만나서 히히거리고 있을때 이 게시판 누군가가 그랬었지. 좋은 오빠가 되 주는것 만큼 허탈한 일이 없다고. 그때는 처음으로 여성에게(누나빼고) 친밀감 같은걸 느껴서 정신이 혼미했던듯. 이제야 알아요. 당신이 맞을것 같다는걸. 문제는 나이 서른줄에도 아직 여자를 고기로 밖에는 느끼지 못하는 내 미숙한 여성관과 사람과의 만남,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는 폐쇄성에 있는거다. 고기 구워먹으면서 재미있는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내는것은 참 좋은 일이건만, '같이 있어봐야 더 나올게' 없다는 이유로 그 자리가 그렇게 달갑지가 않다는건..인격적으로 굉장히 덜 성숙한 거다. 좀더 진취적으로 생각해도 '더 나올게' 없는 이유조차 내 문제지. 나는 이 문제들을 두고, 회사에 생긴 문제를 해결하려고 버둥거린것 만큼 개선을 위한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소개팅 자리에 나가 멀뚱멀뚱 앉아있는것 정도 밖에. 한편으론 내게는 그것도 꽤 힘든 일이었지만. 당장 답답한게 없으니까 그냥 적당히 있다보니 어느새 물이 뜨거워져버려서 파닥거려보지도 못하고 죽을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