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hammer (메멘토모리) 날 짜 (Date): 2007년 6월 28일 목요일 오전 01시 03분 44초 제 목(Title): BRAVI. 높은 온도와 많은 습기의 눅눅한 공기 저항을 이겨내기엔 동생도 나도 지치고 귀찮기만한 오늘이다. 그리고 동생 생일이다. 출장 다녀오는 길 내내 고민해 보았던 선물은 꿉꿉한 오늘 날씨 마냥 동생은 썩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PART 1. G-STAR 동생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하나 있다. 티셔츠를 하나 사기로 한다. 무언가를 사야한다는 전제하에 마음에 드는 것을 찾아 고르는 일은 번거롭고 지겨운 숙제하듯 여간 힘겨운게 아니다. 역시 반짝이는 임팩트에 끌리는 충동구매가 매력적이다. 티셔츠를 고르는 동안 나는 모자를 이것저것 뒤집어써본다. 국방색 중공군 모자가 어울림과 소유욕을 충분히 자극한다. 하지만 골라 쓴 것은 면으로 짠 짙은 쥐색 두터운 비니모자다. 동생은 여름에 쓰기엔 더워보인다고 하지만 무더운 여름날 두터운 모자를 쓰면 왠지 부유해 보이지 않느냐며 고집을 부린다. 생일 선물은 진한 똥색 .. 아니 옅은 갈색 .. 아니 그보단 똥색과 갈색을 섞은 듯한 티셔츠, 검은 모자와 가방이다. 집에 돌아와 선물을 꺼내보며 모자와 가방을 더 좋아한다. 검은 가방에는 여자 가슴의 유두 모양 볼록 단추와 구멍난 똑딱단추가 달린 주머니 덮개가 있다. 헐거워지지 않을지 걱정하니 동생은 반색한다. 군용 디자인은 이렇다며, 더 튼튼하다고 좋아하기만 한다. 역시 충동구매의 결과가 만족스러울 때엔 길에서 동전을 주운 듯한 기쁨이 있다. PART 2. BRAVI. 한달여 전에 지나가며 얼핏 보았던 Italian Dining이다. 이슬람 문화 풍이 깔린 음악은 비오는 날 다시한번 찾아와 달라고 부르는 것 같다. 프랑스의 한 레스토랑 '부다빠'에서 틀어주는 음악이라고 한다. 그 레스토랑에는 부다상과 그외 불교적 장신구로 가득하다고 한다. '불교'라는 종교적 문화를 보면 우리나라와 인도가 비슷한데 종교적 배경이 완연히 다른 이슬람 문화권 음악과 인도 문화권 음악이 형제 마냥 서로 닮아있다. '불교'라는 무늬만 같은 종교일 뿐인가 보다. 미디엄으로 주문한 안심 스테이크를 가져오는 순간, 고기를 구워낸 향 만으로도 적당히 잘 익혀진 것을 알 수 있다. 곁들여진 버섯 향이 어우러져 이미 그 향을 훔쳐 먹게 만든다. 고기를 씹는 질감과 그 뒤에 입에 남아도는 고기맛은 기쁘다. 동생 생일날 내가 좋아하는 곳을 가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주문한다. 아마 언니 생일날도 엄마 생신날도 같을 것이다. 애인이 생긴다고 하여도 마찬가지가 아닐가. 이래서 동생은 내가 '스즈미야 하루히'를 닮았다고 하나보다. @ 눅눅하게 척척 감겨오는 공기를 깨끗히 잊고 맛과 향과 정취에 쉼. "진정한 사랑은 모든 열정이 타고 없어졌을 때 그때 남은 감정이다. " - 영화 '코렐리의 만돌린' 중에서 04/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