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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07년 4월  6일 금요일 오후 10시 10분 26초
제 목(Title): 찌질 일기.


여사원이 들어와서인가...

회식이 잦고, 잘 안가는 2차까지 전원참석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 수요일에도 회식이 있었다.

고기를 먹고, 또 노래방까지 다 끌고 간다.

노래를 3시간이나 불렀다. 너희들이 대학생이냐. 3시간 부르게.

나는 노래를 꽤 즐기고, 또 잘 부르기도 하기 때문에 다행이었다.

집에 갈 시간인데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자가 나이트를 가잖다.

미친것들, 포항에서 12시에 나이트를 가냐.

나는 M양데리고 튈 -_- 작정으로 한쪽 구석에 서 있었다. 

- 착각.

가네 마네 웅성거리고 선 패거리에서 내가 총애하는 후배가 내쪽으로 온다.

'M양이 대리님 안오면 나이트 안가겠답니다.'

내가 당연히 안갈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날 걸고 넘어진것일까, 나랑 같이 
가야 택시비가 안드니까 일까, 아니면 내가 좋아서 -_-; 걸었을까...

잠시 방황하다가 나이트로 같이 따라 나서고 말았따.

 -> 후배의 구라였다.

아마 어떻게든 역어주려고 한 짓일것이어서 나무랠수도 없다.

나는 좀더 다양한 방식으로 사고하는 연습을 해야할것 같다.



- 가슴에 구멍이 나다.

나이트는 싫다..

나는 확실히 너무 못 논다. 

나는 신입생때 잠시 춤동아리에도 들어 봤었지만 동아리에 패만 끼치고 그만 
뒀다.

남은것은 팔로 하는 웨이브와 문워크, 바비스텝, 아마데우스 스텝밖에 없다.

모두가 망설이다가 서로가 서로를 떠밀어 무대로 나섰다.

밤문화를 이제부터 배워가기엔 너무 늦었다는 느낌이 절실하다.

20여분이 지나고 나면 느린 곡이 나오니까 모두들 자리로 돌아온다.

너희들이 아무리 넉살이 좋기로 신입사원과 부르스를 추진 안겠지.

그런데 추러 간다. ㅡ^ㅡ;

M양도 내가 총애하는 후배의 손에 이끌려 나간다.

멀리서 보니 어떻게 하냐고 엉거주춤 서있다가...덮썩 껴안아 버린다.

흔들거린다.

두 손이 M양의 등뒤에 얻혔다.

두통이 오는것 같다. 

머리속에서 피가 쫙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진다.

타케모토와의 싱크로율이 120%를 넘어선 같다.

이런 기분이구나.




긴긴 노래가 끝나고 그들이 자리로 돌아왔다.

M양에게 이제 집에 가자고 했다.

M양이 가방과 외투를 주섬주섬 챙겨들며 기쁘게 따라 나서는 동안,

후배가 내게 왔다.

'대리님 솔직히 자신감이 중요합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한번 ..보고  가야져.. 
에이..딱 2분만요. '

잠깐 망설인다. 그냥 나도 손목잡고 끌고 나가볼까?

아무일도 없었던듯이 어서 집에 가자고 나를 말똥말똥 쳐다보는 M양을 보고,

자꾸 쫄라대는 후배를 번갈아 보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

태반이 용기가 없으므로 인한 나쁜 기억들만이 득시글거리는 인생이긴 했지만 

어째서 나는 이런 순간에도 판단력을 잃어버리거나, 눈을 딱 감아버리지 
못하는걸까?


나는 그날도 또 껍질을 깨지 못했다.

M양에게 잘자라고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와 자리에 누웠으나 잠이 오지 않는다.

나는 그 다음날과 오늘 하루를 무슨 정신으로 보냈는가?

기억이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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