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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meeru (미루)
날 짜 (Date): 1996년02월14일(수) 18시36분30초 KST
제 목(Title): 로댕의 다이아나



로댕의 다이아나를 본 적이 있는지.

그女는 다리를 구부리고,, 상반신을 바닥에 엎드린 채로,,

난 지금 그女의 상반신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한쪽팔은 자신의 가슴 밑으로 집어 넣었으므로 보이지 않고,,

다른 쪽 팔은 이마밑으로 가로놓여 있다..

머리는 온통 앞으로 쏟아 내었다..

난 그女의 얼굴을 확인할 순 없다..

그女는 고개를 바닥에 거의 대고 있으며,, 단지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건

그女의 옆얼굴의 윤곽과,, 봉긋한 귀와,,

아름다운 등줄기,, 선의 미끈함,, 대리석의 차가움과 깨끗함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이건 정확한 표현이 아닐지도 모른다..

난 지금 단지 그 로댕의 "다이아나"라는 조가을 위에서 내리찍은 사진만을

보고 있는 것이니,, 만일 내가 정말 이 조각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면

어쩌면 난,, 그女의 옆얼굴과,, 그女의 표정까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운이 좋다면 말이다..

그女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움직이지 말어.. 허리를 구부린채로.. 그래,, 아니야.. 좀더..참아.."

라는 로댕의 말을 들으며,, 아니면 혹은 듣지 않고 한귀로 흘려 버리며

헤어진 연인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떠났고,, 그女는 슬펐다..

그는 그것이,, 그女의 그것이 사랑은 아닐꺼라고 말했고,,

그女는 그것이 더욱더 슬펐다..

그女도 모른다,, 그女가 진심으로 그를 사랑했는지는 그女조차 알 수 없다..

사랑이라는 것이 어떠한 틀을 가지고 있어,, 그범주에 드는 것만을 사랑이라

한다면,, 그女는 아무런 할말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그女는 그 "사랑"이라는 뜬구름같으면서도 그러나 가장 실체적인

"사랑"이라는 감정의 자리매김에 실패했으므로,, 감히,, 당신을 사랑한다고는

말하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그는 그렇게 떠났고..

그女는 이렇게 여기,, 바로 이자리에 남아,, 열심히 추억을 되씹고 있다..

그와 마셨던 차와,, 나누었던 이야기와,, 함께 걸었던 거리와,,

그女는 아마도,, 그와 걷던 길을 걸으며 문득 그 생각을 했을 것이다..

무심코 내뱉은 어떤 단어에서 그를 연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모든 추억을 잊고자 그女는 지금 여기에,, 벌거벗은 몸으로,,

모든 껍데기와,, 추악함과 아름다움과,, 감정과,, 영혼까지 벗어버린채

몸부림치고 있다..

그를 잊고자 한다..

이때 로댕이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이만!"

그女는 오늘이 마지막이고 싶었는데,, 오늘을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자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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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댕의 조각사진을 보며 여기까지 공상하구 있는데

폴 앵카(?)의 "다이아나"라는 노래가 흘러 나왔다..

이럴줄 알았으면 노래 분위기에 맞추어서 좀더 발랄한 상상을

하는 거였는데 ,, 쩝~~~~

암튼 죽여주는 조각이다,, 꼬~~~~~~~~~~오오오오옥,, 보구싶다.. 실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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