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deepsky (jobless) 날 짜 (Date): 2006년 6월 29일 목요일 오후 12시 33분 36초 제 목(Title): 짻t. Christopher 앞으로 반이 남은 한해이지만,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Pablo를 만난 일일 것이다. North Carolina에 있는 연구소에 봄학기동안 가있었다. 지도교수가 주관하는 프로그램때문에 그냥 좇아 갔던 것이나, 아는 이도 없고, 그렇다고 지도 교수님이 뭔가 배려해주는 것도 아니었고, 대부분 방문 교수들이기 때문에, 학생인 나의 위치는 참으로 아읓읓했었는데... 그 프로그램의 kick off는 튜토리얼과 워크샵이었다. 첫날 튜토리얼에 대충 자리잡고 앉아서 컴퓨터와 필기장을 정리하는 동안 얼핏 옆자리에 앉은 남자를 쳐다봤는데, 작년 우리학교에서 있던 서머스쿨에서 봤던 친구가 앉아 있는 거다. 서로 놀랐다. 난 그친구가 Carlos라고 생각했고, 그 친구는 서머스쿨 도우미였던 다른 친구 이름만 기억을 한다. 서로 얼굴만 알아 멋적었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 만난 반가움이란...아무도 모르는 학회에서 쪼금이라도 아는 사람을 만나면 백년 친구 만난 것 처럼 반가운 그 기분이다. 덕분에 튜토리얼과 워크샵에 서로 이것 저것 물어가면서 좀 친해졌고, 이 친구가 우주론과 spatial statistics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더욱이 친해지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혼자서 공부하는데 한계로 한동안 접어두었던 분야라) 다른 사람들과 달리, 스페인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때문에 이친구는 2주정도 머물렀는데,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여자친구랑 같이 산 집 이야기, 여자친구와 가족 이야기, 공부 이야기, 학교와 발렌시아 이야기 앞으로 희망에 관한 이야기 들을 듣게 되었다. 와..이렇게 바르게 생각하는 아이도 있구나 하고 속으로 참 감탄을 하면서...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과 함께 유럽에 있는 여러 학회를 가기 위해 이 친구는 떠났고, 난 다시 아읓읓한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아는이가 없다 보니, 생일도 그냥 넘기고... 그러길 한달...파블로가 돌아왔다. 어찌나 반갑던지. 그래도 내색을 못하는지라. 한 일주는 그냥 보냈던거 같다. 그러다, 주말에 뭔가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했고, 그후로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늘 점심을 같이 먹었던것 같다. UNC교정을 걷기도 했고, 근처 쇼핑 몰에도 가고, Duke의 9th st.에도 갔었다. 참, 많은 이야기를 했다. 박사를 해도 취직이 보장되지 않는 스페인에서 학위뒤에 고등학교 선생님이 되겠다고 시험 준비를 하겠다 이야기에 맘이 아팠다. 그래도, 나처럼 대책없는 것 보다, 미래를 준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사는 파블로가 참 대견해 보였는데... 이렇게 정이 들었는지, 파블로가 막상 스페인으로 돌아가던 날은 어찌나 맘이 아리던지...내 지도교수가 주관하는 학회에서 다시 볼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면서, 아쉬운 포옹을 하고 헤어졌다. 봄이 무르 익어가는데, 내 맘은 다시 아읓읓해졌고, 무슨 맘이 동했는지 졸업을 해야겠단 결심과 함께 분주하게 디펜스 날짜를 잡고,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겠다고 지도 교수에게 말씀드렸고, 교수님은 늘 그러듯 무심하게 니맘대로 해라라는 태도시다. 다만, 디펜스 날짜가 학회 다음날 밖에 안된다는 황당한 조건이 붙었던 것 빼고 (워낙 출타가 잦으신 분이다.) 분주히 2건의 학회 발표와 디펜스 준비를 하는 와중에 파블로에게 이멜이 왔다. 호텔 예약에 문제가 있으니 도와달라는... 돕기도 전에 스스로 일을 해결해 버렸지만, 얼마나 기뻣는지 모른다. 이 아이를 다시 볼 수 있구나. 기쁨도 잠시, 알러지에 감기 몸살에, 써머 스쿨 도우미에 학회 도우미까지. 시간이 나질 않는다. 같이 커피 마신 것 한번, 파블로 지도교수와 함께 저녁 먹은 것 한번, 일전 워크샵에서 알게된 친구들과 술한잔 한게 전부다. 도우미 하는 것 때문에 학회장을 뜨기가 어려웠고 학회 프로그램이 끝나는 9시경이 되면 디펜스 준비를 했어야 했기에... 멀리서 온 친구에게 울 학교 유명한 아스크림도 못사줬다. 우리 음식점에 데리고 가서 한국 음식 구경도 시켜주고 싶었는데 그럴 여유도 없었다. 그 친구의 연구 주제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시간이 없었다. 우리가 종종하던 통계와 우주론 이야기 할 시간도 없었다. 떠나가던 날, 학회때문에 공항 라이드도 주질 못했다. 멀리서 온 손님 대접을 하나도 못한 것이 지금도 생각하면 맘아리다. 경황이 없어서, 헤어지는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 이친구 맘이 서운했을게다. 그래도, 참으로 고마운 친구다. 경황없는 내게 자그만 선물을 건넸는데, 그게 St Christopher이다. 스페인에서 운전하는 사람들은 차에 이걸 다 붙이고 다닌다면서 내가 하도 운전을 못한다고 안전벨트 꼭 매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더니, st. christopher가 지켜줄꺼라면서 남기고 간 선물이다. 내 차 조수석 앞에 붙어서 나를 지켜주고 있다. St. Christopher를 볼때 마다, 파블로 생각이 나고 마지막 만남에 잘해주지 못한 것이 너무 너무 맘에 걸린다. 그래도 대서양 건너, 내가 안전하길 바라는 맘을 남기고 간 생각이 올곧은 친구를 알게 되었다는 것에 참으로 행복해진다. 과연 다시 볼날이 있을까? 디펜스 덕에 잘해주지 못한 것을 만회할 날이 올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