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ss (없어) 날 짜 (Date): 2005년 7월 24일 일요일 오후 08시 43분 25초 제 목(Title): 하루 로또. 동원 훈련이 끝나던 날, 다시는 회사에 가지 않을수 있게 로또 복권 5000원어치를 샀다. 그리고 거칠고 황량한 나날이 3주가까이 지나도록 복권의 당첨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1등이 아닌것을 확인하는 순간의 절망이 두려워서. 나는 지금까지 5번정도 로또를 샀었다. 살때마다 간절한 마음으로 샀고 그중 2번은 똥꿈을 꾸고 나서였는데도 3개 이상 맞춘적이 없다. 나는 내가 산 복권이 1등이 아닌것을 확인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알고 있다. 꿈. 꿈에서 3주전 로또 번호를 확인했다. 2개 밖에 맞지 않았다. 엘리 멕빌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즌 2를 보느라 정규 수면 시간인 8시간을 체우지 못하고 뜨는 눈이 말할수 없이 따갑다. 꿈이 안겨준 절망으로 오늘 아침이 말할수 없이 지겹지만 15분 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지 못하면 아침을 먹지못한 빈속에 30분을 걸어 회사에 가야한다. 폭력이 자발성을 유도할수 있음을 인식하며 양말을 신는다. 버스. 버스타는 곳까지 5분. 회사에 도착할때까지 다시 15분. 복도를 걸어가면 머리를 매만진다. 길게 자란 개털때문에 머리가 무지하게 커보인다. 나는 왜 머리가 덮수룩해지기 전에 머리를 자르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운이 좋으면 버스 정류장에서 그녀를 볼수 있다. 키가 크고 늘씬해서 보기가 좋다. 아름다운 그녀도 매일 아침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회사로 출근한다. 한번도 그녀가 웃는 것을 본적이 없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그녀의 회사생활이나 퇴근이후의 사생활도 그다지 활기차지는 않을 것이다. 내것이 그렇듯이. 이뿌다고 다 행복하고 즐겁게 살지는 못한다. 오늘. 사납지도, 뒤숭숭하지도 않으면서 괜히 개운치 않은 꿈자리때문에 맨밥 억지로 삼킨것 같이 답답한 내앞에 펼쳐질 오늘 하루를 그려본다. 회사에서는 공장이 생긴이래 20년동안 애를 먹이고 있는 Edge Crack이 오늘도 나와서 애를 먹일 것이다. 나는 20년 동안 이 문제를 담당하면서 한발자욱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과 조금도 다를바 없이 Edge Crack때문에 발을 동동굴러야할 것이다. 수시로 인생의 참 의미에 대한 상념에 잠기지만 그때마다 Edge Crack이 내가 현재를 살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부장과 그룹장이 출장이니까 좀 조용한 가운데 다혈질인 공장장만이 4-5번 화를 낼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일찍 퇴근할 것이다. 내일이면 그룹장이 돌아온다. 일찍 퇴근할수 있는 기회는 오늘 뿐이다. 나는 문서를 작성하다가, 데이터를 긁어모아서 그래프를 몇개 그리고, 공장에 가서 아저씨들이랑 조금의 담소를 나누고, 저녁 이후에는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엑셀을 이용한 자동화 프로잭트를 진행하다가 10시쯤 방으로 돌아올 것이다. 디아블로, 그림, 엘리 맥빌보기 중 하나를 하다가 잠들면 하루가 끝난다. 지난 1년이 그랬고, 앞으로 10년이 그럴 것이다. 인생 별거 있나. 내 복권이 1등이 아니라는 꿈을 꾸고 나니 웬지 떠가는 구름과 흐르는 시내가 가지는 의미를 깨닫기라도 한듯 내 하루가 하찮아 보이고 나 하나가 세상의 먼지인것만 같다. 이 모든 것을 아침에 방을 나서서 회사의 내 자리에 앉을때까지의 20여분 사이에 생각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