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acduck (熙月,月影) 날 짜 (Date): 2004년 6월 19일 토요일 오전 12시 06분 48초 제 목(Title): 아침을 돌려주세요. 나는 아침의 공기를 좋아한다. 약간 쌀쌀한 그 아침의 공기를 마시면서 다람쥐길을 걸으면 다람쥐들이 쪼르르 나와서 나를 구경하고 심심산골로 조사를 나가면 풀냄새, 나무냄새가 나를 감동시킨다. 연구소에 올라가는 길엔 산딸기 나무를 찍어 놓고는 산딸기가 언제 익나 하고 기분좋게 기다리던 생각이 난다. 그 싸한 공기의 감촉이 볼에 닿으면 번지는 미소를 나는 어찌할 수가 없다. 남들이 아직 나오지 않은 아침 8시에 연구실에 나와 컴퓨터를 켜고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신문을 보는 이 여유를 최근에는 거의 가져보지 못했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으면서도 헐레벌떡 장비를 챙겨 지하철역으로 가거나 기차에서 졸고 있거나 밤을 새워 빨간 눈으로 논문을 교정하고 있거나 하는 아침이 정말 나는 싫지만 어쩔 수 없는 요즈음의 생활이었다. 요사이 고운아침을 맞이하지 못했더니 머리가 아프고 짜증이 나고 하던 일이 잘 안되고 있다. 지난 조사 이후 한 일주일은 너무 피곤해서 아침에 이불 속에서 밍기적거렸더니 다시 그 아침이 그리워졌다. 세 개나 되는 자명종 은 제구실을 못하고 있으며 알람대용으로 쓰는 라디오는 나에게 자장가만을 들려줄 뿐이었다. 그 상쾌한 아침을 이제는 돌려받고 싶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에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