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muyoung (무 영) 날 짜 (Date): 1996년01월23일(화) 14시04분42초 KST 제 목(Title): 수 연 에 게... 제작년인가.... 아니다... 벌써 3년전.. 나의 Roommate이자 Labmate인 박창제군과 거누는 MBTI 검사라는 것을 했다. 거의 공짜로 받는 검사라서, 잽싸게 신청해서 받았는데, 나의 상담역이셨던 선생님(심리학 박사라더라...)께서는 나보고, <굉장히 계산적이고 치밀한> 학생이라고 했다. 절대로 시류와 기분에 휩싸이지 않 는 성격이라고 하더라. 공학도 전공으로 괜찮지만, 회계학 같은걸 했으면, 크게 성공했을 것이라고 한다. 뭐 그렇다고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라는 소리는 아니고... 그거 비슷하다고 하시길래 나도 그런가보다 했지. 그런데 영 아니더라. 어케 된게 너와 관련된 일을 부딪히게 되면 아무 생각이 없어지면서 마구 덤벙되게 된다. 왜 그럴까... 이틀전, 어머님의 간곡한 만류로 인하여, 그리고 형님의 공갈협박에 부화뇌동 하여 집에서 하루 더 자고 어제 아침에 학교로 내려오기로 했다. 터미널에 도 착한 순간, 나의 마음은 엄청나게 회전하여 엉뚱하게 안성행 버스에 몸을 실었 다. 너를 보겠다는 설레이는 마음과 부푼 꿈을 안고... 나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고, 서울과 안성은 굉장히 가깝더구나. 이건 나의 생각 이지만, 나의 몸이 서울-대전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것 같다. 고속버스 아저씨 께서는 친절하시게도 학교 정문 앞에 차를 세우셔서 학생을 내리게 해 주시더구 나. 고마우신 기사 아저씨.... 학교앞은 공사중. 걸어서 죽 그냥 올라갔다. 썰렁한 학교. 아무 표지판도, 그리고 같이 내렸던 많은 학생들도 다 없어지고 아무도 없다. 마치 내가 유령의 학교에 온 듯하다. 아침 9시라서 그런가... 나는 간신히 청소부 아주머니를 만났다. (나 는 너무 춥고 사람이 그리워서, 무작정 어느 건물 안으로 들어간 후였다.) 여기가 어디냐고 여쭈어 보니까, 나를 미친놈 보듯이 하더라. 매점이 어디냐고 여쭈어 보 니 겨울이라서 그런것 없다고 하시네. 길눈이 어두운 것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거누는 거의 40분이 넘게 학교안을 헤메인 끝에 공중전화를 찾아서 너의 어머님과 통화했단다. 그곳에서 너의 어머님 목소리가 왜그렇게도 포근하게 들리던지. 그리고 여태까지 내가 너의 학교 연락처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너 삐삐도 있더구나...... 결국 중앙도서관을 찾아 (도서관은 어느 대학이든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좀 앉아서 커피 한잔을 먹고, 너에게 다이얼을 돌렸다. 10시부터 30분까지 5분 간격으로 (나의 기억력에 의하면, 나는 상당히 초조해 있었던것 같다.) 전화를 걸었는데, 계속 통화중... 이거이 사람을 미치게 하더라. 지척 어딘가에 네가 있는데, 네가 있을텐데... 중앙도서관 경비아저씨께 부탁을 드려서 뒤의 3-4통은 구내전화로 시도했다. 10시 40분에 드디어 어떤 여자분이 전화를 받았다. 네 이름을 말하고 찾으니까 조 교님은 안 계시단다. 잠시 어디 가셨다는데... 30분에서 40분 후에 다시 걸면 <혹시> 받을 지도 모른다고 한다. <혹시>........ <알겠습니다> 힘없이 전화를 끊고, 경비 아저씨께 대전가는 방법을 여쭈었다. 시 외버스 터미널을 가서 먼저 천안을 가야 하고... 어쩌구 저쩌구. <감사합니다> 하고 돌아서 나오는데, 나는 나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하고 흘러내리고 있음을 알았다. 이거 눈물샘이 고장났나... 대충 손으로 훔치고 터벅터벅 걸었다. 한참 걷다보니 아까는 그렇게 찾아도 보이지 않던 학교 전경을 그려놓은 표지판 이 나타났다. 그중 12번이 가정대 건물, 온길을 되돌아갔다. 그 앞까지 가서 5 분정도 그 건물을 하염없이 바라다보았다. 다시 돌아서 나오는데 시내버스가 보 인다. 손을 드니 세우고 나를 태워주신다. 고마운 기사 아저씨.... 안성-천안-대전에 오니 오후 1시가 넘어 있다. 내가 덤벙대서 버스 기다리는 시간 이 좀 길었었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까, 너의 학교에서 울 학교까지 상상외로 가깝더라... 나는 1시간 30여분을 너의 학교에 있었는데, 정작 통화는 안성 시외버스터미널 에서 이루어지다니 우습다. 세상이 참 재미있다. 만약 내가 11시 넘어서까지 기다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래서 너에게 전화 하고, 너와의 만남이 이루어졌다면 어떠했을까... 즐거웠을까.... 나는 너와의 통화 직후에, 어쩌면 지금 이렇게 그냥 돌아가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니다... 틀림없이 그렇다는 확신이 마음속에서 올라왔다. ... 차라리 터미널에서 너에게 전화하지 말걸 그랬다..... 학교는 포근하게 나의 울적한 마음을 달래주었다..... 어쩌면, 가끔씩 너의 학교에 가서, 건물을 그렇게, 길에 그냥 주저 앉아서 구경하는 버릇이 생길지도 모른다..... 이제 넌 내 밥이다!!! (:b) ------- what I want in my life is disappear in a dark s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