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ejhwang (minky) 날 짜 (Date): 1996년01월21일(일) 13시16분30초 KST 제 목(Title): 기분 너무 좋다 아침에 일어나 두 시간 정도 땀 흘리면서 운동했다 그러고 나서 볼륨을 최대로 하고 한 손엔 뽀송뽀송한 새수건을 다른 한 손엔 무선 전화기를 들고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 불을 켠 순간 전구가 퍽하고 나가버렸다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들어가서 문을 닫고 어둑어둑한 가운데서 전화기랑 새수건을 세탁기 위에 올려놓고 옷을 벗고 귀걸이도 다 빼고 목욕을 했다 볼륨을 최대로 해 놓아서 화장실문을 닫았는데도 음악소리가 횡경막을 울렸다 입으로는 노래를 따라부르는데 몸이 가만히 있질 못하는 거다 노래부르면서 춤추면서 목욕했다 :) 기분이 너무 좋다 왜그래 널사랑하겠어 사랑법 이런 노래가 계속 나오고 캘리포니아드리밍이 나왔다 중경삼림의 주제가 였다는데 난 중경삼림은 안 봤지만 이음악 들으면 커다란 수퍼마켓 앞에서 신문을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떠 오른다 옛날 음악을 들으면 항상 뭔가 어렴풋이 아련하게 떠 오르는 영상이 있다 어쩌면 전생의 내가 그 음악을 들으면서 했던 일들이 나의 잠재의식에 존재하고 있는 건 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과 웃고 떠들고 짜증도 내고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다가 가끔씩 이런 시간을 갖는게 얼마나 즐거운지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데 소망이 있다면 일 주일에 한 번은 이런 여유롭고 낭만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런 시간이 정말정말 행복하게 느껴질 정도로 다른 시간들은 바쁘고 정신없이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제 이 시간쯤 되면 뜻밖에 생각지도 않은 사람이 문을 두드렸으면 더 좋겠다 '지나가다 그냥 들러봤어' 이렇게 말하면서 손에는 아이스크림이나 아니면 빈손이라도 상관없지 머 같이 차도 끓여마시고 그냥 자질구레한 얘기들 하면서 오후를 보내면 더 기분 좋을 거 같다 벌써 머리가 다 말랐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