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Colly () 날 짜 (Date): 1995년08월31일(목) 20시26분37초 KDT 제 목(Title): 홀로서기 고등학생때의 나는 서정윤를 무척이나 싫어했다. 그의 홀로서기라는 시가 친구들 사이에서 책갈피로 쓰이고 노트의 겉장을 장식하는데도 쓰이곤 했었는데. 어제 엘에이 서점에 갔다가 홀로서기를 보았다. 그리고 고교를 졸업한지 6년이 다되어가는 지금 이미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나를 보았다. 어떤면에선 진정한 홀로서기는 아니지만, 아직도 부보님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고 있으니까. 그러나 또 다른 의미에서는 남에게 기대기를 그만둔게 오래. 때로는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다. 왜 사람들중에는 가깝지 않을때는 열심히 다가오다가, 상대가 그를 좋아하기 시작했을때 흥미를 잃는 사람들이 많을까? 나는 께임은 딱 질색, 좋으면 좋은거고 싫으면 싫은거고,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상대를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해 밀고 당기는 것은 괴롭다. 그런 것이 사랑이라면 내 가슴의 사랑은 이미 죽었다. 사람들은 왜 사랑을 할까? 그것은 외롭기때문이다. 성장하면서 사람들은 친구사이에 있어도 가족과 같이 있어도 외롭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상대에게서 서로의 마음과 자아가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는 환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처음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어떠한 고난도 어려움도 사랑하는 사람만 곁에 있다면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생활을 한다. 그리고 곧, 그녀가 멜로드라마를 보고 싶어하는데에 반해 그는 야구를 보고 싶어하며, 결혼하여 봉급을 받아 그는 그것을 사업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반면 그녀는 그것을 저금하고 싶어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녀가 그를 생각할때 그는 그녀를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가 다른 일로 바빠 그녀에게 신경을 쓸틈이 없어 그녀가 알아주겠지 하고 생각하는 동안 그녀는 그의 사랑이 식었다고 믿고 절망에 싸이게 될 수도 있고, 서로에게서 점차 실망을 하는 동안 새로운 상대에게 눈길이 갈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랑에 빠진 이들도 시간이 흐르면 사랑하는 이와 함께해도 외로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어쩌면 그 외로움은 사랑하는 이가 존재하지 않을때 보다 더 깊은 것일 수도 있다. 환상에서 깨지 못하는 자들은 어리석다. 그러나 그 어리석은 사람들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좋아하는데 왜 싫은척 해야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그것도 서로가 아는데 말이다. 단지 싫증을 내지 않기 위해서? 내가 아는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닌데. 친구들이 내게 너무 이상적이다 감상적이다 라고 말한적이 있었다. 지금 나는 자신의 감수성에 실망과 환멸을 갖는다. 자상한 사람이 좋다. 나도 역시 평범한 여자여서 나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자상하고 사려깊은 사람이 좋다. 사막엔 비가 오지 않는다. 나 역시 울지 않는다. 그러나 때로는 믿을만한 사람의 가슴에 안겨 마음 놓고 울어 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