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MoMo (무지의 지) 날 짜 (Date): 1995년12월27일(수) 15시52분52초 KST 제 목(Title): 살아있음? 어디선가 써보았던 것 같군요. ................................ 올해도 그곳에 가본지 다석손가락 모두를 채우지 못했다. 덜컹대던 길이 이젠 아스팔트를 모두 깔아 먼지도 없어지고 애써 창밖을 응시하지 않아도 되었다. 비포장이였을땐 뿌연 먼지때문에 시야가 가려 내릴곳을 곧잘 지나치곤 했었다. 버스에서 내려 30분쯤을 걸어야 한다. 길은 한 20분정도 산허리를 도는 좁다란 길을 타고 한 10분정도 오르다 보면 조금 지친 기색은 한숨으로 풀어지고 바로 앞에 넓다란 강물이 보인다. 맞은편 낮은 산에 심겨진 유실수를 보니 아마 과수원일게다. 과수원을 휘돌아 가는 강물은 다시 금강으로 이어지는 듯 하다. 오후 5시쯤 추운 기운이 더 깊어지고 콧끝과 귓사이로 스치는 겨울바람에 못이기겠다 싶으면 다시 산허리의 좁다란 길을 타고 내려온다. 함께 했던 시간엔 늘 말이없다. 난 그의 등에 내 등을 기대고 날짜지난 신문을 깔고 앉아 촛점없는 눈빛으로 흐르는 강물과 과수원을 한꺼번에 바라보며 간혹 지루해지면 추운하늘을 쳐다봐주기도 한다. 버스를 타기위해 20분정도 오던길을 다시걸을때 쯤이면 콧끝이 붉으스레 해지며 눈가에 맺친다. 눈물이. ... 그때의 일들이... 한스럽기까지 메어지는 가슴을 억지로 쥐어잡고 버스를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눈물자국도 마르고 마음도 한결 나아지게된다. 절대로 다섯손가락 이상 그길을 가지 않을 거다. 내년에도 난 지나는 올해처럼 그 곳을 찾을 것이다. MoMo ^.^ 그곳에는 단지 추위를 겁내지 않는 몇가닥의 억새풀만 드문드문 무리를 이루고 있다. 추운 겨울이 아니면 몇 송이 흔해빠진 하얀꽃들이 피었을텐데.. 몇해전엔 비석의 그늘진 틈에 가린 할미꽃도 보았었는데. 내 주머니가 두둑해지면 네 작은 무덤 앞에 늘 푸른 소나무 한그루 심어주마. 그때까지 네자리 잘 지키렴. 요즘은 묻힐곳이 없어 남의 무덤가에 문안도 안하고 오시는 객들도 있다더라. P.S. : 괜히 눈물 나네.. 살아야 하는 이유는 나를 위함보다 나를 아는 사람을 위해선가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