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arche (기마 토끼) 날 짜 (Date): 1995년11월11일(토) 04시33분39초 KST 제 목(Title): 단풍. 붉은 바람? 해질 무렵에 차를 몰고 Ivy Road로 나갔어. 늦은 오후가 되면 햇빛이 아주 노랗게 되잖아. 문득 백미러에 비친 뒷풍경이 내 주의를 끌었지. 길쭉한 화틀속에 담겨진 한폭의 그림이었어. 왜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 그림같다고 할까. 그림 속엔 아름다운 것만 있어서? 그런 의문은 전혀 상관 없었어. 당장 내려서 그림을 그리고 싶었을 뿐이야. 온세상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또 그림을 그리고, 그렇게 살고 싶은 충동이 갑자기 일었어. 단풍이 한물 간줄 알았는데 그렇게 노란 햇빛속에서는 모두들 다시 살아난 듯하더군. 문득 정신을 딴 데 팔고 있다가는 사고가 날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 근데 다음 순간... 사고가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잠깐 동안... 들었어. 머리를 흔들었지. 안돼라고 말이야. 너무나 아름다운 것을 볼 때마다 자살을 생각하곤 하던 시절이 있었어. 이젠 지나버린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어제는 그렇게 아름다왔을까. 빨강, 초록, 파랑, 하양... 모두가 노랗게 물들었었다. 따뜻한 노랑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래, 그 따뜻함 속에 잠시 졸음이 왔던 것이겠지. 잠을 잘 땐 말이야... 깨어날 생각을 해야 돼. 깨어나고 싶지 않게 되면 계속 자게 되지. 어쩌면 영영 깨어나지 못할 지도 몰라. ................And here things could be counted, each one.................... He knew the number of brass teeth in the left half of the open zipper of the salt-crusted leather jacket that Linda Lee wore as she trudged along the sunset beach, swinging a stick of driftwood in her hand (two hundred and two). ...................................................................Neuromanc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