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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날 짜 (Date): 1995년11월09일(목) 01시59분06초 KST
제 목(Title): 사흘만의 귀가. 어지러움. 따뜻함. 외로움.



논문을 대충 끝내고 실험 결과도 다 뽑고...

사흘만에 집에 왔다. 수염이 더부룩한 채.


밤 10시면 여동생이 돌아와 한참 공부하고 있을 시간인데 

집안이 깜깜하군.

책상 위의 약봉지.

그렇다면?


살며시 열어본 동생 방엔... 역시...

동생의 이마가 뜨겁다. 땀방울도 맺혀 있고.


조심조심 소리를 죽여가며 설겆이를 하고 

소리 낮춰 TV 영화 '책 읽어주는 여자'를 보고...

(영화 여기저기 나오는 베토벤의 발트시타인이며 스프링 등등을 

모두 낮은 소리로 듣는다...)


괜히 보일러를 올렸다 낮췄다... 안절부절


오빠는 랩에서 사흘을 밤새며 집에 전화 한 통 안 했는데

언제부터 저러고 있었던 걸까?

약봉지를 열어본다. 

낯익은 해열제며 진통제 등등... 목감기인가보다.


현기증으로 잠시 주저앉았다.

막내 민호가 대전으로 떠난 뒤 더 썰렁하니 넓어진 집.

오빠마저 안 들어오는 지난 사흘간 동생도 이렇게 어지럼증을 느끼며

바로 이 자리에 앉아 있었을까...


닫힌 동생 방 문을 향해 가볍게 웃어 주었다.

따뜻하고 외로운 미소를...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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