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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ejim (주영이이모�€)
날 짜 (Date): 1995년11월08일(수) 21시33분21초 KST
제 목(Title): 아침을 맞는 미소.


물론 우리 주영이의 미소이야기이다.

아직 주영이가 기어다니던 때, 이모는 드디어 주영이와 함께 잘 기회를
갖게 되었다. 언니와 형부가 여행을 갔던가 시댁에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조그만 몸으로 자면서 얼마나 헤집고 다니는지 자다가 얼핏 깨어 
어둠 속을 돌아 보면 혹시 이모에게 깔려 버린게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로
엉뚱한 곳에 있곤 했다. 
드디어 아침! 이미 언니에게서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주영이가 눈을 마주치고 아주 기분좋게 웃어준다던 얘기를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다. 눈을 뜨고 사방을 인식하기 시작하자  저 먼 내 발끝쪽에서
이미 한참 동안 그 자세로 이모가 깨어나길 기다린 것처럼 주영이가 팔꿈치로
상체를 간신히 받치고 이모를 그 유명한 웃음 (!)을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미소라기 보다는 큰, 너무나 기분이
좋아 죽겠다는 표정을.
"아하앙!! 어저께 깜깜해 질때는 그냥 끝일 줄 알았는데 오늘도 이렇게
기분좋은 하루가 다시 시작되다니... 곧 저 게으름뱅이 이모가 나에게
와서 꼭 껴안고 뽀뽀를 마구 해 대겠지, 아이 좋아라.
또 할머니가 와서 맛있는 우유도 주겠지, 아이 좋아라.
할아버지, 이모, 삼촌 모두 내게 뽀뽀 한 번 씩 하고 어디론가 저 문을
통해 나갔다가 저녁 때면 어김없이 돌아와서 '주영이 어디 있어?' 하면서
나를 찾겠지, 아이 좋아라.
할머니가 내게 이것저것 못 알아들을 이야기도 해 주시고 기저귀도 뽀송뽀송한
걸로 갈아 주실거야, 아이 좋아라. 아이 기분 좋아."

나는 Dustin Hoffman의 서글픈 미소도 좋아하지만 주영이의 이 웃음은 
내가 기억하는 이 세상의 가장 기쁜 표정이다. 그 이후로도 주영이에게나
다른 누구에게서도 그보다 이쁜 표정은 본 적이 없다. 나이가 들면서 아침을 
맞는 기분은 항상 이렇게 행복 그 자체일 수는 없다. 눈을 뜨고 시계를 보며
왜 이제야 일어났을까, 오늘 해야할 일을 다 할 수 있을까, 괴로운 아침도 
많다. 그래서 주영이의 그 예쁜 행복의 미소가 문득 생각난 걸까.
우리 주영이도 살다보면 어떤 날은 침대에서 눈을 뜨고 왜 오늘도 해가 떳을까,
왜 나는 또 잠이 깼을까 가슴아파하는 날이 없지는 않으리라..., 
그런 날이 올 때, 푼수 이모가 침대가에 앉아 주영이가 아기 때 얼마나 커다란
기대와 행복으로 눈을 떳는지, 또 그것을 어떻게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전염시켰는지 이야기해 준다면 주영이는 조금이나마 힘을 내어 자리를 일어나
다시 기분좋은 아침을 맞는 시기까지 버텨나갈 기운을 얻지 않을까.





I must go down to the seas again, to the lonely sea and the sky,
And all I ask is a tall ship and a star to steer her by,
And the wheel's kick and the wind's song and the white sail's shaking
And a grey mist on the sea's face and a grey dawn breaking.  - J.Mase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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