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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penDiary ] in KIDS
글 쓴 이(By): lloyd (<길...>>)
날 짜 (Date): 1995년10월23일(월) 10시57분48초 KST
제 목(Title): "경주..."




      오전 10시쯤에 난 이미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수다를 다 떨려고 다짐이라도 한 사람 마냥..
사실 난 그동안 너무도 많은 시간 말을 잃고 살았다.....
가슴 속에 있는  말을 ..너무도 가슴 아픈 말들을 어떻게 토해낼 방법이 없어서 
그저 차곡 차곡 쌓기만 했었는데....
운전하는 친구에겐 미안한 일이 였지만..난 그 친구 덕분에 도로 가장 자리를 
이쁘게 장식한 이름 모를 꽃들을 보며 나의 지친 마음을 위로 했고..파란 하늘을 
보며..가슴  속으로 고함을 지르다 못해 차창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고함을 질렀다..
신나게 음악도  따라부르면서 말이다.. 
일요일이라 고속도로엔 형형색색의 차들이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자리를 차지 하고 
있었다. 결혼 예복을 이쁘게 차려 입은 이들을 보며...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친구가 문득 생각이 났었다..그 친구에게도 저런 날이 와  주었음 하는 바램도 함께.
어렵게 경주엘 도착을 해 제일 먼저 간곳이'경주 월드'였다..마침 '국화 대축제'를 
하던 때라 이쁜 국화들 옆에서 한껏 포즈를 취했다..
하지만...과거엔 즐거웠던 ..하지만 지금은 가슴 아픈 기억들이 여기 저기에 ..
그래서 얼마 있지 않아 장소를 불국사로 옮겼다..
단풍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였지만.역시나 아름다웠다...
 잔디 여기 저기 떨어져 있는낙옆을 
주으면서...난 같이간 친구 몰래 옛일이 생각나 그만 울고 말았다  ..너무도 
그리워서... 너무도 평온한 모습으로 사람들은 가을 햇살 아래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난 그동안 저 평범한 사람들 처럼 하지 못하고 뭘 하느라 그렇게 힘들어 
했었는지?.. 그렇게 대단한 일을, 그렇게  슬픈 일도 아닌 일로.....
해가 질 무렵 난 석굴암을 향하는 순환도로를 달렸다...그 누구와의 기억도 없는 
나만의 유일한 장소....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낮은 산들은 내게 어떤 소리 없는 
외침으로 내게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한 안내를 아주 친절히 해 주었다..
가슴이 시릴 정도로 차가운 바람은 내가 가슴 뜨겁게 느끼며 힘들어 하던 기억들을
현실이란 차가움으로 그 모두를 잊을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돌아오는 길엔 고속도로를 피해 국도를 선택했다....저무는 해를 품기라도 하듯 ...
난 저녁놀을 향해 달렸다.... 
황금빛 들녁은 더욱 따뜻하게 여겨지고.....'힘들게 얻은 행복감이란게 이런 
거구나'라는 걸 느끼면서 부산으로 돌아왔다.
집에 가는 길에 난 광안리을 들렸다...
  바다를 보며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
. 그날 하루를 그리고 나에게 주어질 그리 많지 않은 미래를 생각했다...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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