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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 jhleigh (이진호)
Date   : Mon Nov 30 11:49:11 1992
Subject: 음악사적으로본 프로그래시브(1)


제가 서울 출장을 갔다 오는 바람에
여러분들과의 약속이 조금은 늦어진 감이 있읍니다.
본 다큐먼트는 하이텔내 언더그라운드 동호회에사
발췌한 것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 진병관   (floycrim)
음악사적으로 본 프러그레시브 락 (1)          11/17 02:19   178 line

이글은 서우석 교수님이라고 서울대 음대에 계시는 분인데 한 십여년 전 어느
 잡지에 기고하신 글입니다.  묵혀두긴 아까운 좋은글이라서요 제가 베껴봅니
다. 암튼 한번 읽어보시길...

-프러그레시브 락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프러그레시브 락은 크로스오버나 퓨전이나 마찬가지로 명료하게 파악되지
않는 용어이다.음악의 양식을 가리키는 말은 그것이 생성되고 있는 시기에는
 항상 그러한 모호성을 지닌다.지금 우리가 분명히 하고있는 소나타,심포니등
의고전음악형식의 용어도 그것이 발생되어 자라날 때에는 모호한 용어였고 그
 뜻이 자주 바뀌는 용어였다.
록음악에서 쓰여지는 여러용어에는 형식적으로 차이가 있는 음악을 가리키려
는 의도가 담겨있지만 그보다는  양식적인 차이를 기리키기위한 의도가 더 많
이 담겨있는 듯이 보인다.양식의 차이라는 것은 다음과 같은 비유로 이해하면
 쉽게 파악된다.
우리가 인쇄한 활자에 여러 글씨체가 있는 것을 안다. 지금 독자들이 읽고있
는 이글은 양식적으로 같은 활자들이다.별로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이 양
식적 공통성은 흔히 보지 못하는 철자가 나타나 그 활자를 새로 만들어야할
때 깨닫게된다. '쉐'라든가 '묑'과 같은 활자가 나타나면 그것이 양식적으로
 동일하게 만들어졌을 경우 불편없이 지나가지만 양식적으로 다를 경우엔 눈
에 띈다.글자는 서로 다른데도 불구하고 같은점이 있다고 느끼는 곳에 양식의
 동일성이 있다.그같은 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라고 하면 문제는
 대단히 까다로와진다.
 록음악에서도 사정은 같다.프러그레시브 음악은 확실히 서로 다른 음악이지
만같은 점을 지니고 있다.그러나 그 같은점이 무어냐고 설명하라고 하면 간단
하지가 않음을 느끼게 된다.
 간단히 줄이면 프러그레시브 락의 정의는 간단하지 않으며 지나간 과거의 일
이 아닌,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 정의는 더욱 어렵다.우리는 프
러그레시브 락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락 음악 일반에 대해 간단히 설명
해야겠다.

-록의 본질은 인간 존재의 전체성 표현

빌 헤일리의 '하루종일 록을(  Rock around the clock )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지 30여년이 지난 지금 록은 세계의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을 한음
악에 묶을 수 있었던 음악의 쟝르로 인정되고 있다.주로 젊은 세대를 묶은 록
음악은 인종과 국가의 차원에서도 역사상 유래가 없는 경우이다.
 록이 언어,민족,문화권을 넘어서 전세계인구의 상당부분에 영향을 미쳤던 이
유가 무엇인가는 아직 쉽게 해명되고 있지 않다.중동이슬람문화와 인도 그리
고 중국대륙을 제외하고 나면 거의 전세계의 청소년들을 음악의 세계로 몰고
들어간 록은 여러사람에 의해 여러각도로 검토되었다.록이 중동 인도 중국에
 파급되지 않은 이유는 음악적인 이유라기 보단 정치적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소련에서는 늦게나마 록이 들려지게 되었고 중국은 앞으로의 추세를 보아 판
단할 수 있을 것이다.
 록음악이 인도에서 어떤 반응을 받고 있는가의 설명은 록음악의 음악적 본질
을 드러내는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온몸으로 받아 들여지는 음악,즉
몸과 마음의 전체로서 이루어지는 인간의 신체적 존재의 전체성이 동원되어
음악과 만나게 된다는 뜻의 록음악은 이미 인도의 음악과 그 정신적 태도가
같음을 알게 해준다.따라서 많은 록음악 연주자들이 70년대 이후 인도의 음악
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록음악에 대한 판단은 그 음악 자체를 검토해 보는 음악 미학적검토가 가능
하고 또한 과학기술의 발달과 20세기 정치의 특성을 포괄하는 관점에서 록음
악을 관찰해 보는 음악사회적 관심이 가능하다.그 다음 서양음악의 긴 역사적
 맥락에서 음악사적 조명이 록음악에 주어질 수 있다.
 우리는 이 두 관점에서 록음악과 그 이후의 프러그레시브 록을 살펴보기로
한다.

-록의 유럽전파와 그 의의

음악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소리를 모아논리적인 구성체를 만들려는 노력과
그 소리를 우리의 신체속에 흡수해 버리는 신체 반응의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이들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때 그 말의 뜻을 듣는 것과 그 말의
 어투를 듣는 것과 유사하다. 그러나 그 둘이 항상 함께 작용하고 있음을 우
리는 잘 알고있다. "참 좋다"는 말도 발음의 억양에 따라서 "나쁘다"는 반어
가 된다.
 록음악의 신체 반응으로서의 측정은 록 연주자들의 무대위에서의 몸짓으로
나타난다.무대위에서의 몸짓은 다른 어떤 음악적 판단기준보다 록의 특성을
잘 말해 준다.리틀 리쳐드의 건반곡예,기타를 가지고 무대를 가로지르고 쪼그
렸다 뛰어오르는 장기를 가진 척 베리의 오리걸음,머리가 바닥에 닿을때까지
허리를 젖히는 빌 헤일리의 색소폰다루는 재주,오래전에 잊혀진 가수,처비 첵
커의 스포츠적인 몸짓인 트위스트,엘비스 프레슬리의 엉덩이 돌리기가 그런
몸짓들이다.이런 몸짓은 기성세대들에겐 창피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몸짓은 포현을 위해서라기보단 젊은이들의 의식적으로 드러내고
싶은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었다.그 상징은 비교적 풍요한 상황에서 성장한 이
들이 '노동과 소비'라는 기계적 몰인정성에 대한 자신의 개인적 실체를 밝히
고 싶어하는 반발이었다.
 미국에서 젊은이들의 호응을 얻은 록이 영국에서 금기로 여겨졌던 것은 이와
같은 록음악의 현장에서 드러나는 분위기(아우라)때문이었다.록큰롤이란 명칭
자체가 블루스언어에서 따온 말로서 성행위를 완곡하게 표현한 용어였기에 청
교도적인 영국인들에겐 충격적이었다.
 록이 영국에서 수용되는 과정에서 두가지 특색이 나타난다.
 첫째 특징은 미국의 록을 금지시키고 그 대신 클리프 리쳐드나 토미 스틸같
은 영국출신의 가수들이 발표한 히트곡 풍으로 대처하려는 태도였다.두번째
특징은 빅 밴드 재즈(Big-band jazz)로 젊은이들은 열광으로 몰아넣었다.
 록음악이 영국에 들어서게된 것은 이 음악을 유럽 전역으로 파급되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여타국가에서의 록에 대한 저항은 소련에 록이 전달되는 과정
에 비하면 논의할만한 것이 못 된다.정치적 방해와 그것을 극복하가 위한 오
랜 시간끝에 록이 동구의 여러나라와 소련에 보급됨에 따라 이 음악에 대한
관심은 보다 진지한 성격을 띄게 되었다.
 록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지금지의 서구음악이 음건축술적인 기초위에 있었
던 것에 반해 음지각의 강도에 있었다는 사실이다.록의 음량적 강도는 지금까
지의 어떤 음악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던 성질의 것이다.증폭기와 고성능 스
피커에 의해 가능해진 압도적인 음량을 일상적인 음향세계에 있었던 모든 경
험을 잊게 해주고 삶에대한 포기할 수 없는 현세적 환상을 풀어버린다.소리는
 우리가 그것을 소유하며 또한 그것이 우리를 복종시킴으로써 음악적 현상세
계를 이루어 나간다.다시말해 음악의 소리는 나로 하여금 다른 생각을 하지
못 하게 한다.또한 나는 소리를 나와는 무관심한 외부의 사물로서가 아니라
내게 필요하고 유용한 도구로서 소유한다.
 록음악은 소리와 나와의 관계에 있어서 소리가 우리를 완전히 압도하는 음악
의 세계를 만나게 해주었다.이 현상은 이미 고전음악의 음반을 귀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의 홍수속에서 감상하는 음반수집가들에게서 나타났던 현상이다.그
것은 스스로를 소리에 복종하도록 유치시키는 행동이다.강한 음량은 음악을
지금지의 모든 음악과는 다른 바탕위에 올려놓았다.옆사람에게 건네는 말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큰소리로 음악을 듣는 경험이 록음악에 이르러 우리에게
 처음으로 가능하게 되었다.이 사실은 음악을 음건축적 바탕에서 생명의 원형
적 상태로 옮겨놓았다.
 포효와 굉음은 생명의 원초적 상황에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쏟아
지는 폭포앞에 서있는 듯한 고성능 스피커의 위력 앞에서 듣는사람은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신체적 동시적 반응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게 만든다.신체적 반
응의 불가피성과 생명의 원형성으로의 이동은 음악을 추상적 구조로부터 구체
적 구조로 만들었다.심하게 비유하자면 음악을 듣는 것은 아름다운 과일의 그
림을 보는데에서 과일을 먹는일로 바꾸었다.
 록음악이 생명의 원천적 상태에 우리를 이르게 했으나 그 성립의 모든 과정
을 자본주의적인 회로속에 포함시키고 말았다.그것은 록음악이 탄생하기 이전
이미 제도로써 굳어진 음반산업에 의해 이루어졌고 이에대한 수정은 불가능했
다.초기의 록음악에서 볼 수 있는 음반산업과의 관련성은 록 음악을 "소외된
 형태로 소외된 여가와관련맺게 하는 상황"에 이르게 하였다.
 그러나 록음악이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전환된 상태에서대중으로 하여금 그
 사슬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드는 상업적 상황에 도전하는 양상은 록음악 자
체가 합리성을 띠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유럽음악의 발달사에서 보듯 음악의
 양식적 변화는 합리적이고 어느정도 예견가능적이다.그러나 록음악은 지각적
신체적 경험에 의해 이해되어야 하는 운동이미지와 같은 성격의 것이고 신체
운동으로서 그 형태가 드러나는 비반성적 음악이다.록음악만큼 우리의 기억능
력을 도외시 하는 음악은 없다.모든 음악은 우리가 보통 현재라고 말하는 시
간적 폭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이해하기를 요구한다.즉 음악 역시 우리에게
 일차 기억을 필요로 한다.그러나 모든 음악은 우리에게 이차기억을 요구한다
그것은 30초 전에 들었던 선율과 지금 듣는 선율이 유사하다는 확인을 가능케
해주는 기억력이다.일상적 용어로 말하자면 일차기억은 심리적 현재를 파악하
는 능력이고 이차 기억은 회상해 내는 능력이다.모든 음악은 이 두기능을 발
판으로 그 파악과 감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록은 이차기억을 필요로하지 않는다.록음악은 그 음악을 지각한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심리적 현재외에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따라서 록음악의
 지각은 본질적으로 신체적이다.그리고 록음악을 신체적인 음악으로 만들어
주는 결정적 요인은 증폭기와 스피커이다.과학기술적 요인이 음악의 본질을
변화시킨 것이다.마이크와 스피커가 발명되었을때 아무도 그것을 악기라고 생
각하지 않았다.그러나 마이크와 스피커는 지금까지 어떤악기도 가지지 못했던
성능을 가지고 있다.
 마이크와 스피커와 더불어 음반이라는 복제수단은 음악의 양적팽창에 결정적
인 역할을 했다.음반이 과거의 예술에서 양적팽창이라는 것 외에는 다른 변화
를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그 생각은 잘못되었다.
 예술의 복제성 앞에 대중은 단순히 양적차원에 머물지 않았다.자본주의적 경
제상황은 작품을 시장지향적으로 성격을 변화시켰고 사용의 가치와 교환의 가
치를 섞어버렸다.이러한 자본주의적 의미의 반 예술성의 색채를 띤 음악에서
나타낼 수 없었던 상황을 예술복제의 위력앞에 선 무력해보이는 대중이 드러
낸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것은 록음악이 전통적인 히트곡의 환상을 깨면서 시작되었다.방송국 디스
크쟈키의 설명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나듯 "이곡은 너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대량생산품의 위선적 선전은 히트곡이란 명목으로 개인의 환상적이고 허위적
인 실현을 앞에 내세운다.그러나 록은 이내 그 시작에서부터 사용과정에 있어
서의 집단경험을 이끌고 들어왔다.
 그것은 마치 개인이 수퍼마킷에가서 자신이 원하는 식품을 하나하나 골라서
가질 수 있는 개인적 생의 꿈을 수많은 군중과 광장에 어울려 같은 술을 마시
고 같은 음식을 먹는 리오 축제에서 경험하는 집단적 생의 꿈으로 대치시킨
것이다.즉 개인적인 환상적 자기실현의 꿈이개별적으로 배달되는 싱글 음반에
서 록음악의 컨셉트 음반(Concept album)으로의 전환은 음악이 국경을 넘어서
고 종족을 만드는 일을 보다 용이하게 만들었다.
 이전의 음반은 원형으로부터의 복제였으나 이제 음반은 그 자체가 원형이 되
었다.즉 복제가 원형이 된 것은 음악의 사회적 결정 요인인 과학기술적 수준
이 20세기에 이루어 놀은 가장 놀라운 결과이다.기술은 이제 원형과 복사의
관계를 넘어 서서 창작과정의 일부로 포함되었다.록에서 특히 프러그레시브
록에서 이제 기술은 악기와 같은 음악의 한 요인이 되었다.음악은 리듬과 멜
러디로 되어있다는 말은 이제 음악은 리듬과 멜러디 그리고 증폭기로 짜여져
있다고 말해야 되게 되었다.음반이 작품이 된 것은 마치 판화가 작품인 것과
 같은 상황이다.이 개념은 많은 록 아티스트들이 한정판의 음반을 만들고 그
것을 그들의 프러그레시브 록이라 말하는데서 나타난다.그것은 달력에 찍어서
 팔린 판화와 진정한 의미의 판화와의 차이에 해당한다.현재의 많은 록 그룹
들은 언젠가는 자신의 온 정성이 담긴 한정판의 프러그레시브를 내놓고 싶어
한다.그러나 록이 대규모의 청중집단과의 만남을 전제로 한다는 것은 자본집
중현상을 가져올뿐 아니라 정치적이용이라는 현상을 수반하여 이는 미국에서
 보았듯이 반전운동과 관련을 갖고 이탈리아에서처럼 정치성을 띤 록그룹을
갖게 하였다


                                                          ---계속--
  다음엔  -20세기의 음악적 뿌리는 아프리카
          -프러그레시브 록의 중요한 특징들
          -프러그레시브 록의 미래,전망,운명

         이란 소단원을 마저 올리겠읍니다..

-------------------------------------------------------------------
연속해서 계속 올려드리겠읍니다.

                               포항에서 지노(jhle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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