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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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flaro (   fifo)
날 짜 (Date): 1994년12월24일(토) 01시25분48초 KST
제 목(Title): Re) Officium / Jan Garbarek



  분명 들어볼만한 훌륭한 음반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지만 이 음악은 
사뭇 종래의 Jan Garbarek 음악과 다릅니다. 그의 음악의 느낌은 조용
히 숨죽이듯 시작하다가는 곧 한없이 폭발시키는 감정과, 멈추지 않을
듯 몰고가는 다분히 감성적인 것인데, 이 음반에서는 특히 원 음악과 
또 협연의 특성상 훨씬 더 이성적이고 절제하는 느낌입니다. 

 이 음반은 12세기에서 16세기의 유럽 작곡가들의 polyphony 아카펠라 
음악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마침 어제 빌려온 서양음악사 책을
뒤적거리며 참조하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음반에 수록된 음악들과
또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 작곡가 Carlo Gesualdo(1560-1613)의 `Resp-
onsoria'등의 음악이 바로 제가 어제 고전음악과 관련하여 잘 모른다고
포스팅 했던 조스깽 데프레, 몬테베르디의 음악시대와 거의 정확히 일
치하여, 이 음악들을 통해 12세기에서 16세기의 음악이 어떤 것인가 조
금 구체적인 윤곽을 느끼게 된 점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저는 이 음반
들을 들을 때마다 구체적인 시대적 의미를 신경쓰지 않고, 그저 음악
소리와 특히나 Jan Garbarek의 연주에 귀기울여 들어 왔거든요.

  이음반은 총15곡, 77분 41초의 음악이 수록되어 있고, 여기서 16세기 
스페인의 중요한 음악가인  Christobal de Morales(1500-1553)의 작품
`Officium defunctorum'(이것에서 앨범 타이틀을 삼았고) 중의 한곡인
`Parce mihi domine'는 세번이나 반복해서(첫번째, 여덟번째, 또 끝에)
연주되며 첫번째, 15번째 트랙에서는 Hilliard중창단과 Jan Garbarek이
협연을, 8번째에서는 아카펠라 중창만이 연주됩니다.

  11세기에 이르러 서양음악에 중요한 변화와 진전이 있었다는데 그것은
1. 그전까지 즉흥연주(improvisation)의 모습이던 음악이 서서히 작품을
  창작하는 작곡의 형태를 갖추어가기 시작한 것,
2. 음악기보법이 생겨나기 시작해서, 그전까지 구전을 통해 변질되던 일
  이 점차 사라지게 되었고, 연주와 작곡의 일이 분리되게 된 점,
3. 따라서 음악이 좀더 의식적으로 구조화 되어 점차 원리를 형성한 점,
4. Monophomy(화음 또는 대위법이 없는 단음음악)가 점진적으로 polyph-
  ony음악의 형태로 변하기 시작한 점 등으로 16세기에 이르도록 이러한
  변화의 기반위에서 음악가들은 점진적으로 새로운 표현의 영역과 음악
  기법을 발견하고 숙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이 음반에는 위에 적었던대로 12세기에서 16세기의, 2개의 monophony
음악과 13개의 polyphony 음악이 연주되고, 특히 해설에서 `These are 
very close to "live" performance'라는 표현으로 `순간성'과 `즉흥성'
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이 음반의 기획, 제작을 의도한 ECM측은 jazz
음악인 Jan Garbarek의 연주가 11세기 이전의, 악보도 없는 즉흥 연주의 
옛 형태를 취하고 있고, Hilliad Ensemble이 연주하는 12세기에서 16세기
의 아카펠라 음악과 합해지지만 그 결과의 소리는 너무나 현대적이며, 또
전위적이어서, 과연 음악 자체에 시대를 구분하며 이름을 붙이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식의 설명을 첨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Hilliard Ensemble의 연주는 한치도 흐뜨러짐이 없는 단순하고,
반복적이며 균제적인 화성이고 자체만으로도 완전한 12-16세기의 아카펠
라 연주입니다. Jan Garbarek에게 맡겨진 일은 여하히 색서폰으로 그들의
소리와 조화를 이루며 또 자신의 개성과 톤을, 감성을 담은 음을 풀어 나
가느냐의 지극히 까다로운 것이고, 연주와 더불어 바로 `기본주제에 따른 
변주'의 작곡을 의미하며, 게다가 그 주제 선율은 jazz적인 여유가 없는 
엄격한 것입니다. 특히 2번째곡처럼 선율이 너무나 단조롭고 딱딱한 경우
Jan Garbarek은 거의 입도 뻥끗 못하고, 도대체 풀어가지를 못합니다. 
하지만 이음반을 사서 들어보시면 이처럼 쉽지 않은 상황의 설정 속에서 
그가 전체 음악을 망치거나, 우스꽝스럽고 유치한 어색함에 머물지 않고
알맞은 절제와 충분한 자기 표현과 또  새로운 창작을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앨범에서는 Morales, de La Rue, Dufay 및 당시
음악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작가미상의 12-16세기 음악들을 들을 수도, 
Jan Garbarek의 전위적 jazz를 들을 수도, 또 그둘이 합해져서 만들어낸 
새로운 소리를 발견할 수도 있는 셈입니다. Hilliard Ensemble중 바리톤,
테너(2), 카운터테너(테너보다 고역)의 4명만이 연주하며 Jan은 늘 처럼
소프라노와 테너 색서폰을 연주합니다. 각곡의 설명은, 들어보시면 느끼
시겠지만 분석적으로 서술하기는 어렵고 곡목과 작곡가만 적겠습니다.  
 
 1. Parce mihi domine : Christoba de Morales (1500-1553 : Spain)
 2. Primo tempore : Anonymous (C14 Czech)
 3. Sanctus : Anonymous (C14 Czech)
 4. Regnantem sempiterna : Anonymous (Gregorian)
 5. O salutaris hostia : Pierre de La Rue (1460-1518 : Flanders)
 6. Procedentem sponsum : Anonymous (C15 Hungarian)
 7. Pulcherrima rosa : Anonymous (C15 Czech)
 8. Parce mihi domine : Christobal de Morales
 9. Besta Viscera : Magister Perotinus (fl c 1200)
10. De spineto nata rosa : Anonymous (C14 English)
11. Credo : Anonymous (C14 Czech)
12. Ave maris stella : Guillaume Dufay (1397-1474 : Cambrai->Italy)
13. Virgo flagellatur : Anonymous (Sarum : 14세기 영국에서 전파된 
                                                         repertory)
14. Oratio Ieremiae : Anonymous (Gregorian)
15. Parce mihi domine : Christobal de Morales
  
  저도 항상 돈 때문에 쪼들리고, 이 음반도 $13쯤 주고 가게에서 산 후 
오래지 않아 CD club의(보통 $8면 사는데) 카탈로그에서 보고 기다릴걸
하며 후회 했었습니다.  :)  
  망설이다 사는 음악이 좋으면 좋은데, 기대 이하이면 화도 나고 허망하
더군요. 이 음반은, 키스 자렛등이 직접 고전 피아노곡들을 연주했다거나
수년전 밥 제임스가 `라모'를 전자 keyboard로 연주한 것 등과는 다르게
고전음악에 jazz연주를 휘감은 새로운 시도이고 또 훌륭합니다 !   
  
 
   
  
 즐거운 크리스마스, 연말, 연시 보내시길  !     \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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