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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sagang ( Rolleian)
날 짜 (Date): 2006년 10월 17일 화요일 오후 08시 00분 02초
제 목(Title): 때론 서울보다 부산이라 더 좋기도...


부산에 살아서 안 좋은 건 가고 싶은 공연이 서울에서만 열릴 때가 무지 무지 
많다는 거다.
그런데 가끔은 부산에 살아서 더 좋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번 달처럼 부산에서도 갈 만한 공연이 많을 땐, 서울처럼 갈 만한 공연이 
너무 많지는 않은 게 오히려 다행이다 싶기도 하거니와, 때론 정말 괜찮은 
공연을 서울에서완 비교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에 서울에서보다 훨씬 편리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지난 금요일에 있은 부산시향 연주처럼.
전반부에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했다.
서울에서도 듣기 드물면서도 아주 괜찮은 레파토리가 아닌가.
게다가 솔로 주자로 초청된 이가 '피터 도노호'라니!
바로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2번 음반으로 그라모폰 상을 받은 사람이다.
게다가 1,2악장이 대폭 생략된 개정판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2악장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원판으로 연주를 했다.
여러 훌륭한 지휘자들을 거쳐서 지금은 알렉산더 아시니모프가 이끄는 부산 
시향도 매우 훌륭했고, 후반부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에선 시향 단원들이 
더욱 돋보였다.
협주곡이 끝나고는 앵콜곡을 2곡이나 이끌어내긴 했어도 기립박수를 치는 
사람은 없었는데, 라흐마니노프가 끝났을 땐 벌떡 일어나 박수를 쳐대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을 정도로 정말 꽤 근사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이렇게 좋은 연주회의 제일 좋은 자리가 단돈 1만원이다.
부산 시향의 연주는 언제나 R석 1만원 / S석 7천원 / A석 5천원 이니까.
그다지 서두르지 않아도 여유있게 인터넷 좌석 지정 예약으로 가장 좋은 자리를 
예약할 수 있고, 저렇게 훌륭한 솔로주자를 초청한 연주라도 가장 좋은 자리를 
단돈 1만원에 즐길 수 있다.
서울에선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게다가 부산문화회관이나 금정문화회관 등은 어떤 연주회가 있더라도 공연장 
바로 아래 지하이거나 매우 가까운 실내 주차장이 언제나 여유가 있고, 게다가 
주차료가 공짜!이다.
서울의 예당 등에선 주차료를 제법 받던데 말이다.
이정도 관람료에 무료주차라면 거의 공짜나 다름 없다.
그러면서도 아주 편하다.

그리고 부산에선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사인도 쉽게 받을 수 있고, 좋아하는 
음악가와 사진을 찍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렵지 않다.
이번에도 하이페리온의 로맨틱 피아노 협주곡 시리즈로 나온 리톨프 1집과 2집, 
그리고 낙소스에서 나온 현대 작곡가 등의 레어 레파토리 음반들 등 피터 
도노호의 씨디 내지들을 챙겨 가서 사인을 받았다.
중간 휴식시간에 '관계자 외 출입금지' 문을 열고 들어가서 사인 부탁을 
했는데, 그러는 사람이 나 뿐이어서 쉽게 사인을 받을 수 있었다.
제일 위에 올려놓은 리톨프 1집에

With Best Wishes
Peter Donohoe 
13/10/2006 PUSAN

이라고 정성껏 사인을 해주더니, 그걸로 말려는 폼을 잡길래 하나만 더 
해달라고 했다. ^^;;
그러니 좋다면서 리톨프 2집에도 똑같이 해주더라.
그러는 중에, "당신의 레어 레파토리 녹음들에 대해 특히 더 고맙다는 말을 
하고싶다"고 했더니, 나머지 속지들을 넘겨가면서 자기가 특히 좋아하는 
녹음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그의 현대 음악 녹음들 중 나 역시 다른 
것들보다 좋아했던 그런 곡들을 꼽더라.
넘기는 차례에 따라가며 영국 작곡가들의 협주곡집과 특히 내가 가장 좋아한 
로맨틱한 블리스의 협주곡을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우며 특히 멋지더라고 
했더니, 도노호도 블리스 음반이 자신의 페이버릿이라며 강조를 하더라.
그래서 블리스에도 사인 하나만 더 해달라고 했다. ^^V

그 외에도 이번 달엔 좋은 연주가 많이 있을 예정이다.
물론 시립 단체의 것이 아니면 괜찮은 연주자가 오면 부산에서도 돈은 제법 
든다.
가장 기대되는 것 중 하나가 다음주에 있을 백건우의 독주회인데, 메인 
레파토리가 베토벤의 23번 열정과,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멋진 푸가까지 있는 
31번 소나타라서 더욱 기대가 된다.
백건우의 라이브는 언제나 감동적이었고, 이번엔 프로그램도 다른 때보다 더 
많이 기대되는 곡들이라서, 이번엔 거금 8만원이나 하는 피아노와 가까운 R석을 
예매했다.

MDG 음반으로 나온 생상의 에뛰드로 깊은 인상을 주었던, 독일에서 활동하는 
이미주씨의 협연으로 베토벤 협주곡 2번 연주도 있을 예정인데, 
시립청소년교향악단의 연주회라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이미주씨를 균일 
2천원에 만나볼 수 있다는 것도 부산이어서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갈 만한 연주회가 너무 많아도 별로 좋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아무리 백수라도 매일 연주회를 다닐 수 있을만큼 시간이 남아도는 건 
아니니까.
어제도 프로그램도 괜찮은데다가 비올라와 피아노 둘 다 이쁜 언니들이 하는 
비올라 독주회가 있어서 오페라 글래스까지 챙겨서 꼭 갈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 갔다.
갈 만한 연주가 일주일에 하나 정도 있으면 족하고 많아도 두개는 넘지 
않는 게 적당하지 싶다.
그래서 언제나 이번 달 정도의 연주회만 있다면, 복잡하고 비싸고 주차 등이 
번거로운 서울보다 차라리 부산이 좋을 듯도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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