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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flexable (플__)
날 짜 (Date): 2003년 7월  8일 화요일 오전 11시 36분 11초
제 목(Title): 레드 제플린


5월말에 레드 제플린의 미공개 3 장짜리 라이브 앨범과 역시 미공개 라이브 
DVD가 동시 발매되어서 CD는 빌보드 앨범 챠트 정상을, DVD는 음악 DVD 챠트
정상을 발매 첫 주에 차지하는 (감격적인) 일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우리나라
에서는 조용하더군요. '나 음악 좀 듣네'하는 아저씨들 다 어디 갔는지.. ^^;;
여튼 요즘 이 DVD를 반복해서 보면서 좋던 옛 시절(에 저는 국민학생이었지만)을
생각해보곤 합니다. 밑에 캡쳐해온 글은 조선일보 김성현 기자 클럽(?)에 어떤
음악팬이 올린 글입니다. 웬지 '그래, 이런 게 음악이야'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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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동준  조회수 363 추천수 2 다운횟수 :0  
 
Led Zeppelin III 중 Immigrant song  
 
레드제플린에 얽힌 제 추억 하나 나누어 보겠습니다. 

제가 처음 레드제플린의 곡을 들은 것은 1981년 늦 여름이었습니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 이었는데, 조용필이 가요 무대를, 올리비아 
뉴튼 죤이 (일반)팦송 팬들을 꽉 잡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는 형 가족이 집에 놀러 왔었는데, 어른들이 마루에서 이야기 
나누시는 동안 이 형은 애들 방에서 아무 말 없이 워크맨 (당시 
워크맨이라는 것이 처음 나왔을 때 입니다. 진짜 신기했죠) 헤드폰 
끼고 계속 음악만 듣다가 가더군요. 초등학생이었던 저희 형제는 
상대도 안 해줬습니다. ㅠ.ㅠ 

그 형이 가면서 가져왔던 테이프 중 2개를 두고 갔는데, 하나는 
'Heavy Rock'이라고 타이틀이 붙여진 compilation앨범이었고, 
다른 하나가 문제의 Led Zeppelin III였죠. Led Zeppelin이 뭐하는 
애들인지.. 이름도 너무 생소하고 해서, 그나마 앨범 타이틀이 
해석이라도 되는 Heavy Rock을 먼저 들어봤습니다. Kiss의 
'I was made for loving you', Thin Lizzy의 'China town', 
Rush의 'Twilight zone' 등이 들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성격이 그렇게 다른 밴드들의 곡을 모아 잘도 compilation 앨범을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나서 Led Zeppelin III로 손을 돌렸는데.. 
"당다다 다당, 당다다 다당, 당다다 다당, 당다다 다당.." 
Immigrant song의 시작을 알리는 전주와, 이어지는 플랜트의 
콧소리 섞인 고성 혹은 절규. 그것은 그때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11살짜리가 감당하기 힘든 '외계의 소리'였습니다. 

첫 곡이 끝나자 마자 정신을 가다듬은 저희 형제는, 다시 처음으로
리와인드를 해서 Immigrant song을 다시 들으면서, 노래에 맞춰 
막춤을 췄습니다.. 무아지경이라는 것이 아마도 그때 제가 겪었던 
그런 상태를 나타내주는 말이 아닐까 싶네요. (헤드뱅잉을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납니다 ^^) 

나이가 들면서 (개인적으로는 레드제플린의 최고 명곡이라 생각되는)
'Since I've been loving you'로 애정이 옮겨가고, 레드제플린의 다른 
앨범들, 하드록/헤비메탈의 다른 밴드들의 음악을 찾아 나섰지만, 
Immigrant song은 일종의 제 조강지처인 셈이지요. 

PS. Immigrant song은, 이제 와이프와 노래방에 갔을 때 즐겨 
부르는 애창곡이기도 합니다. 목소리 마구 갈라지지만, 와이프는 
이해를 해주는 편입니다. 혹 와이프가 저를 이해해준다고 제가 
와이프를 오해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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