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usic ] in KIDS 글 쓴 이(By): clotho (YongChan) 날 짜 (Date): 1993년09월16일(목) 01시07분57초 KST 제 목(Title): 기돈크레머 기돈 크레머 리사이틀을 봤다.. 상상 밖으로 작달막한 체구의 아저씨였다.. 머리도 반은 벗겨지고.. 더구나 가관인 것은 연주할 때 바보처럼 입을 헤벌린다는 점이다.. 그러나 운궁과 운지는 아주 정확하면서도 결코 기계적이지 않게 느껴졌다.. 하나하나에 자신이 의도한 바를 창조적으로 표현하는거 같았다.. 맛있는 저녁을 여유있게 먹다가 10분정도 늦게 들어갔다.. 그 댓가로 첫곡도 놓지고 팜플렛도 못 샀다.. 첫곡은 우리나라 초연이라던데.. 작곡자도 첨 듣는 사람이던데.. 기억이 안 난다.. 둘째곡은 피아노 독주였다.. 물론 크레머가 피아노 친 건 아니고.. 모짜르트 환상곡인데 반주자 혼자만 나와서 좀 이상했다.. 그러나.. 너무도 맛있게 쳤다.. 난 피아노는 잘 모르지만.. 상당한 수준에 있는 피아니스트 같았다.. 팜플렛을 못 산 관계로 그 피아니스트 이름도 모르는 게 약간 아쉽다.. 세째곡 역시 모짜르트 곡이었다.. 바이올린 소나타.. 난 이때야 비로소 기돈 크레머 실물을 첨 본 것이다.. 바로 앞 연주에서 피아니스트의 인상이 너무나 강렬했던 탓인지.. 피아노가 곡 전체를 주도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기돈 트레머의 노련한 연주가 피아노를 .. 살려 주고 있음을 깨달았다.. 네째곡.. 단연 이날의 하일라이트였다.. 로크버그 카프리스 배리에이션.. 모짜르트 바이올린 소나타는 단순히 준비운동에 불과했던 것이다.. 레코드에는 51곡의 원곡중 24곡만 녹음되어 있는데.. 이날은 그중 반정도만 연주한것 같았다.. 주로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를 중심으로 독주 바이올린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해 보였다.. 정말이지 실황이 주는 감동은 한낱 오디오로 재생된 소리만에 비할바 아니다.. 레코드에서 못듣던 아주 작은 숨결까지 그대로 들을 수 있었다.. 이건 결코 과장이 아니다.. S석에 안 앉아본 사람은 모를거다.. 헤헤.. 로크버그의 곡에는 정상적인 바이올린 소리가 아닌.. 속칭 삑사리--칠판에 분필 긁히는 거 같은 소리를 요구하는 대목이 있다.. 레코드 들을때는 어떻게 이런 소리내는지 무척 궁금했었는데.. 그 호기심은 풀렸지만.. 같은 사람으로서 좌절감을 느꼈다.. 기돈 크레머는 되는데 난 왜 안될까.. 마흔 일곱살 정도됐으면 손이 굳을때도 된거 같은데.. 믿을 수가 없었다.. 로크버그의 곡이 끝난후.. 중간휴식시간에는.. 같이 갔던 일행의 말로는.. 연주회장 밖의 복도에 난리가 났다했다.. 카프리스 배리에이션 CD 사려는 사람들로.. 휴식이 끝난 후..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소나타가.. 마지막곡으로 내귀를 지나가고 있었다.. 앞곡의 긴장감과 열정을 식히는 듯.. 차분하게 지나간 거 같았다.. 그다음 순서는.. 본전을 뽑는 시간.. 정규 프로그램이 끝나자 바로 일어서서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걸 보고 민폐라 그럴거다.. 아마.. 그 덕택에 두곡밖에 앵콜 안했으니..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은 너무나 즐겁게 연주했고.. 차이콥스키 춤추는 인형(?:별로 자신없음) 역시 감칠맛 넘쳤다.. 창의력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분명 이 시대 뛰어난 연주자임에 의심할 바 없다.. 그러나.. 다시 포항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악몽이었다.. 하루에 열시간 고속버스 타는 건.. 다시는 하기 싫은 일이다.. 아직도 피로가 덜 풀린 .. 클로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