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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T ] in KIDS
글 쓴 이(By): Charles ()
날 짜 (Date): 1997년10월07일(화) 17시05분53초 ROK
제 목(Title): 이민 열차



 어느 무명 시인의 시 한 수..

 ...

 이민 열차..


 이민 열차!
 처음 타 보는 열차다.
 여자는 괴음 속에 무너지면서 울부짖는다.
 등 뒤의 새끼도 따라 운다.
 그러나 차 안은 무거운 침묵이 소용돌이 친다.
 이젠 지쳐버린 창백한 얼굴들
 서로 아직도 마르지 않는 눈물을 보며
 다가올 운명을 끌어 안고
 불안의 구릉으로 내닫는다.
 바가지 달린 검은 무명 보따리와
 음참이 가득 자리잡은 
 숨막히는 이 이민 열차는
 밤새며 북으로 북으로
 이름 모르는 땅을 달린다.
 기적은 슬피 가슴을 찢는다.

 봄!
 정들었던 고향의 봄은
 우리에겐 서글픈 옛 이야기
 그곳은 아직도 눈이 내릴는지
 보내는 사람마다에 눈물이 고였다.

 제비뽑혀 기뻤던 우리는
 고향의 봄을 등지고
 조상이 통곡하는 조국땅을 떠나
 눈 덮힌 이국 끝에 흐른다.
 그러나
 새롭고 싱싱한 대지 위에는 
 우리의 새 생활탑을 쌓아 올리려는
 보다 씩씩한 투쟁의 진실이 있다.

 이민 열차!
 그것은 잡박하고도 소란하지만
 무덤처럼 음산한 침묵만이
 오직 북으로 북으로 우리를 나른다.

 여보,
 볼의 눈물을 닦고 창문을 열어보자.
 답답한 조국의 봄이, 창 밖 어둠 속에 있다.
 초가의 추녀 끝 호롱불도 이 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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