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yungHee ] in KIDS 글 쓴 이(By): sinavro (시나브로) 날 짜 (Date): 1995년10월30일(월) 22시31분23초 KST 제 목(Title): [소설] 두 할머니IV 옷은 형편없이 젖어 있었다. 빗발이 세게 몰아치는 날은 우산도 소용이 없다. 나는 몸에 달라붙은 속옷까지 벗어버렸다. 대충 물기를 닦아내고 속옷은 생략했다. 엄마 바지는 허리가 턱없이 컸고 티셔츠는 헐렁했다. 진해에 살던 때도 발 끝까지 흠뻑 젖어서 돌아온 일이 있었다. 단지 그때는 헐렁한 엄마 옷을 걸치는 대신, 개천가 돌 위에 훌훌 옷을 벗어버리고 알몸으로 왔었다. 할머니가 옆집 아기를 얼르고 계셨다. 아기는 나처럼 알몸이었다. 할머니는 아기의 고추를 만지작거리느라 내가 어떤 꼴로 돌아왔는지 돌아보지도 않으셨다. 종종 그런 일이 있었다. 할머니는 신기한 구경꺼리라도 되는 듯 아기의 고추를 대견스러운 눈초리로 조물락거리곤 하셨다. 그러다가 내가 눈에 띄면 한껏 못마땅한 표정으로 혀를 끌끌 찼다. " 선머슴아도 아니고, 가시나가 우찌 저 모양이고." 나는 할머니에게 들키기 전에 후다닥 화장실로 들어갔다. 재래식 화장실은 여름이면 지독한 냄새와 함께 구더기들이 꼬물거렸다. 눈을 가늘게 뜨고 어둑한 구멍안을 유심히 바라보면 그것들의 움직임이 보였다. 나는 다리를 약간 벌린 자세로 서서 그 움직임을 내려다 보았다. 꿈틀거림을 바라보는 데 싫증이 나면, 그 자세로 내 그곳을 보았다. 할머니가 아기에게 하듯 유심히 오래동안 들여다 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저녁 때를 완전히 넘겨버린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억지로 한 술을 떠서 입에 넣었다. 밥알이 모래알처럼 까끌했다. 보문동에서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받는 것은 어쩐지 묘한 기분이었다. 고모할머니가 내오던 음식맛들이 혀끝에 감돌았다. E-mail Address sinavro@ss-10.kyunghee.ac.kr ~~시나브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