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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reaUniv ] in KIDS
글 쓴 이(By): minjok (Hong S.B.)
날 짜 (Date): 1996년09월01일(일) 21시58분42초 KDT
제 목(Title): [넋두리]한총학일꾼이 기억하는 종철이형


종철이형을 기억한다.내가 알고 있는한 종철이형은 참 된(!) 사람이었다.

지난해 말에 그 어렵고 힘든 총학생회장으로 결의한다며 어울리지도 않는 
어색한 양복을 입고 학우들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참 볼품없는 그의 
모습에 코웃음이 나기도 했었다.그러나  그 작은 체구에도 사투리를 섞어가
며 힘있게 연설하는 그는 나에게 참 믿음직스러운 선배중의 한명이었다.

나는 총학생회 일꾼으로 결의하고 그를 가까이서 볼수 있었다.
가까이에서 본 그는 총학생회장이라는 위치에서도 우쭐하지 않고 참 겸손했
던 사람이었다.
임기중 여태껏 그가 가장 안타까워  했었던 ㄸ는 역시 이대 대동제 관련 사
태가 터진후였다.
총학생회실에 항의하러  찾아오는 사람들,큰 먹이  하나 물었다고 몰려드는 
기자들을 한명 한명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그들을 설득시키느라 
참 힘들어 했었다.
그리고 이대에  찾아가서 그네들에게 직접 사과도  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해 
보려고 노력해 보기도 하였지만  그들은 도도하게도 이런 그를 무시ㅎ다.옆
에서 지켜보며 화가 나기도 했지만 그는 그러한 심정을 드러내지 않고 그저 
굳은 모습뿐 이었다.
그가 연세대 이과대에 9일간 갇혀  있다가 무사히 나온날 그는 수척한 체구
가 더욱 야위워 보였다.그는 9일만에  본 나의 손을 잡고 "밖에서 투쟁하느
라 얼마나 힘들었냐"며 오히려 연세대  밖에서 편히 있었던 나를 격려해 주
는 것이었다.

그에게는 임기중에 단 하나의 포부가 있었다.
그는 늘 "총학생회장의 임기가  끝날때까지 2만 민족고대 학우들이 내가 총
학생회장임을 알아볼수 있도록  2만 학우들을 만나 나가겠다"고 이야기하곤 
했었다.언젠가 그는 학생회관 1층  매점에 직접 설문지를 들고 학우들을 만
난 적이 있었다. 설문조사를 끝내고 들어온후 그는 절반의 학우들이 자신을 
알아보고 있었다며 임기가  끝날때쯤이면 모두가 자신을 알아보겠다며 천진
난만하게 웃어보이던 그의 모습이 눈앞애 선하다. 

그는 언제나 투쟁의 현장에서 앞장을 서서 투쟁하던 사람이었다.
노수석 학우가 정권의  진압봉에 죽어갔을때 이를 규탄하던 연세대앞에서의 
시위때 최루탄이  비오듯 쏟아지던 연세대앞 로타리에서  어느 누구도 쉽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때 그는 마스크도 없이 홀로 구호를 외치며 앞으로 나
아가 최루가스를 정면으로 맞으면서도  계속  구호를 외쳐 최루가스가 두려
워 뒤로 물러나있던 나로 하여금 나자신을 부끄럽게 하였다.

옆에서 지켜본 그에게는 그를 믿고 따르는 이들이 꽤 많았다.그래서인지 그
는 남들의 고민이나  근심에 대해 함께 풀려고  노력을 했었다.내가 보기에 
그런 그를 잠시나마 쉬게 하고 기대게 해 준 버팀목은 그의 애인과 그의 일
기장이었던것 같다.작년 그가 동아리연합회  회장을 하고 있을때 알게 되었
다고 하는데 그녀는  XX여대 92학번이라고 한다. 며칠에  한번 그것도 가끔 
할수 밖에 할수 없는 전화를  통한 만남이 전부인 그들의 짧은 만남이 그를 
잠시나마 엄혹한 시국에서 잠시나마 편히 쉬게 할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늦은 시간에 여유가 있을 때면 그는 늘 총학생회실 구석의 
자신의 책상에  앉아 자신의 다이얼리를 꺼내어  깨알만한 글씨로 무언가를 
적곤 한다.하루하루의  시간들을 반성하고 자신을  단련하는 일기장인듯 하
다.벌써 다일러리 빼곡히  자리잡고 있는 그의 글씨가  그의 고민과 결의를 
짐작케 한다.
그는 총학생회 일꾼들중 가장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는 사람이다.그러나 그
는 학우들 하나하나의 생각들을 놓쳐서는 안된다며 통신에 올라온 학우들의 
글을 뽑아서 총학생회실 문앞에 붙여달라며 통신의 중요성을 어느 누구보다 
알고 있었다. 
그는 이번 연대에서의 일로 한국학생운동의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며 진정한 
혁신은 자아의 뼈를 깍는 반성으로부터 시작한다며 이번일을 계기로 기꺼이 
학우들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학생운동
의 혁신을 자신으로부터 시작하겠다고 결의했었다. 
그러나... 그러나이제 그는  없다. 하나씩 없어지는 총학생회실의 빈자리에 
이제 그의 빈자리가 하나 늘었다.임기동안 2만 학우 모두를 만나 반드시 학
우들애게 기억되는  총학생회장이 되겠다던 그의 약속도  지킬수 없게 되었
다. 그리고 늦은 시각 늘  구석에서 일기를 쓰며 자신을 반성했던 종철이형
의 모습도 볼수  없다. 경찰에 잡혀간후 영장제시도  없이 불법으로 연행된 
것에 항의하는 뜻으로 그는 단식을 하고 있다고 한다,
 
변화된 시대,학우 대중들과 호흡을  같이하는 변화된 학생회 운동을 앞장서
서 이꿀어 나가겠다던 그의 포부도  이렇게 좌절되고 말았다.  그러나 나는 
남아 있다.
이 시대와 역사에 대한 남아있는 자의 예의를 지키겠다며 처음 운동을 시작
했던 그때를 생각하며 다시 결의를 세워본다.
이밤. 늘 술을 한잔 마실때면 그가 자주 부르던 "혁명 동지가"의 마지막 귀
절이 생각난다.  

      "몰아치는 미제에 맞서 분노의 심장을 달궈
       변치말자 다진 맹세 너는조국. 나는 청년"


      종철이형을 생각하며 종철이형을 좋아했던 한 후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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